베토벤의 교향곡 제9번 악보 필사본이 22일(현지시간) 런던소더비 경매장에서 익명의 매수자에게 미화 347만달러(한화 약 42억원)에 팔렸다. 이는 모차르트 교향곡 필사본이 1987년 경매될 때 역사상 가장 비싸게 팔린 가격이었던 400만달러에 거의 육박하는 것이다. 이 필사본의 원소유주는 익명의 자선재단으로 자선기금 마련을 위해 경매를 하게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823년 베토벤이 청각장애로 좌절해 있을 때 작곡한 교향곡 제9번은 클래식 음악계에서 가장 유명한 작품 가운데 하나일 뿐 아니라 히틀러가 자신의 생일때마다연주하고 베를린 장벽이 무너질 때도 연주되는 등 가장 정치색을 띠고 있는 곡으로도 유명하다. 1956년 동.서독이 올림픽 단일팀을 구성했을 때 국가로 이용되기도 했으며 1989년 중국 톈안먼(天安門) 사태 당시에도 시위대가 확성기를 이용해 이 작품을 저항가로 이용했다. 앞서 1장짜리인 이 작품 초고도 지난해 경매를 통해 미화 200만달러에 팔렸다. 이는 당시 추정됐던 가격보다 8배나 높은 것이었다. 당시 팔린 초고는 베토벤이 직접 작성한 것이지만 이번에 경매된 575쪽짜리 필사본은 한 필경사에 의해 작성된 것으로 그 위에 베토벤이 수정한 흔적 등이 남아있다. 리듬이나 박자와 관련된 작은 것에서부터 이전 작업을 완전히 바꾸는 것까지 이필사본 거의 모든 부분에서 베토벤의 수정작업 흔적을 찾아볼 수 있으며 베토벤은특히 교향곡의 마지막 부분인 합창부에 대한 수정작업에 심열을 기울인 것으로 나타나있다. 베토벤은 합창부 한 부분에는 필경사의 실수에 대해 "너는 정말 바보다"라고 적어놓기도 했다. 이 작품은 1924년 빈에서 초연됐으며 슈베르트, 브람스, 바그너 등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런던 AP=연합뉴스) nadoo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