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이 다음달 개최되는 G8(서방선진7개국+러시아) 정상회담에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을 난처하게 만들 준비를 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텔레그래프 인터넷판이 22일 보도했다. 9.11테러 이후 부시 대통령의 영원한 어젠다였던 '테러와의 전쟁'보다 환경, 개발, 경제 현안들에 더 무게를 둠으로써 회기중 부시 대통령의 입지를 상대적으로 덜돋보이게 한다는 것. 이라크전 전개과정에서 앙숙이 된 양국 정상은 내달 2~3일 알프스 휴양도시 에비앙에서 이라크전 이후 첫 정상 회담을 가질 예정이지만 이를 계기로 마음의 앙금을 씻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현재로선 살얼음 낀 양국 정상 사이에 돌연 훈풍이 불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G8 의장국 정상으로 회의를 주도할 시라크 대통령은 21일 이라크전을 둘러싼 미국과의 갈등에도 불구하고 프랑스를 미국과 힘의 균형을 이룰 대안 세력으로 보는 시각에는 변함이 없음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도미니크 드 빌팽 프랑스 외무장관도 프랑스가 미국이 주도하고있는 대 이라크 전후 복구 결의안에 지지를 표명한 것이 이라크 침공에 대한 승인을 의미하진 않는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이번 회의의 주요 의제에 세계경제의 회복과 빈국과의 연대, 에이즈 확산방지 등의 보건문제, 기후 문제 등을 전진 배치함으로써 '테러'문제를 최우선시 해야 한다는 미국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G8 회담장을 이라크전 승리로 한창 의기 양양한 미국의 승전 축하 파티장으로만들 수 없다는 것이 이같은 결정을 내린 배경이라는 것. 시라크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이 "G8이 인류에 봉사하기위해 협력하기를 원하고 또 그럴 수 있음을 보여주는 자리가 돼야 한다"며 세계 경제에 대한 "자신감 있는 메시지"를 전하는 일도 이번 회담의 주요 목표라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성현기자 eyebrow7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