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금융가인 미국의 조지 소로스가 이라크 내에서 미국이 지나치게 많은 힘을 행사한다며 미국 정부를 비난하고 나섰다. 소로스는 이와 함께 유엔 안보리 회원국들은 미국이 권력을 남용할 수 없도록 안보리 결의안 초안을 개정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20일 유엔본부에서의 기자회견을 통해 이라크 원유를 수출해서 생긴 자금이 어떤 용도로 쓰이게 되는지를 감시하게 될 기구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이라크전쟁을 한 것은 석유 때문이며 핼리버튼과 벡텔을 위한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돼 있다고 지적했다. 핼리버튼은 딕 체니 미국 부통령이 1990년대 후반에 대표이사 회장을 맡았던 에너지기업이며 벡텔은 건설재벌로 조지 슐츠 전 국무장관이 사장으로 지냈던 기업이다. 소로스는 미국이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국은 최근 이라크에 대한 유엔의 제재를 해제하고 이라크 점령군의 지침에 따라 이라크 원유수출대금이 전후복구사업 자금으로 쓸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의 결의안 초안을 안보리에 냈다. 소로스는 그러나 이와 관련 결의안 초안 내용을 들여다 보면 점령군에 지나친 힘을 주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점령군이 아닌 유엔이 이라크 원유 수출대금의 사용처를 감독해야 하며 이라크 사회의 안정에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라크가 지고 있는 빚의 적어도 일부를 국제사회가 탕감해 주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엔본부 AFP=연합뉴스) kangfa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