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SARS. 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 최대피해국인 중국에 홍수와 가뭄마저 겹쳐 초비상이 걸렸다. 사스가 확산세 둔화속에 수도 베이징(北京)을 중심으로 한 화베이(華北)지방에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2~18일 후난(湖南)성, 장시(江西)성, 광둥(廣東)성, 푸젠(福建)성 등 장난(江南)과 화난(華南) 지방에는 며칠간 쏟아진 폭우로 수십명의인명피해와 수백만의 이재민이 났고 경제 피해도 엄청나다. 반면 황허(黃河)강 유역은 중국 건국 이래 최대의 가뭄을 겪고 있다. 후난성과 후베이(湖北)성의 경계가 되는 둥팅호(洞庭湖)에는 평균 강우량이 99㎜, 홍수피해 지역이 대부분 강우량 100㎜ 이상을 기록한 가운데 270㎜이상의 강우량을 기록한 곳도 많았다. 사스라는 전염병 창궐속에 홍수와 가뭄의 자연재해까지 겹치자 원자바오(溫家寶)총리는 18일 각급 정부는 한편으로는 사스와의 전쟁을 치르면서 다른 한편으로 홍수방지 대책을 세워 경제건설과 인민생명보호에 만전을 기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남부 홍수 피해 ▲후난성= 이달 초부터 폭우가 쏟아진 둥팅호 남쪽의 후난성에는 18일 산악지방에 홍수가 나 25명이 사망하고 13명이 실종됐다. 샹장(湘江)의 범람으로 181개 향촌(鄕村), 19개 군(郡)에서 124만여명이 이재민이 발생했고, 4천100만달러의 재산피해가 났다. 가옥 2천500채가 파손되고 저수지 2개가 무너졌고, 붕괴된 둑이 24.2㎞에 달한다. 29개의 공장과 광산이 생산을 중지했고, 농작물 피해가 5만6천240헥타르에 이른다. 홍수 피해를 줄이기 위해 3만여명의 공무원, 35만명의 농부, 1천여명의 군인이 동원됐다. ▲푸젠성= 15~18일까지 4일간 줄곧 비가 와 평균 강우량 100~200㎜에 5만8천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4만헥타르의 농경지가 침수됐다. ▲광둥성= 16~17일 집중적으로 내린 폭우로 15명이 사망하고 8명이 실종됐다. 주택과 도로가 파괴되고, 전력과 통신시설에도 피해가 미쳐 경제 손실액이 3천600만달러로 추정되고 있다. ◆북부 가뭄 피해= 황허는 지난 1949년 건국 이래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다. 서부 칭하이(靑海)성에서 발원, 산둥(山東)성까지 중국 내 8개 성(省)을 거쳐발해만으로 빠져나가는 중국 내 두 번째 긴 강인, 총 연장 5400㎞의 황허는 지난해가뭄에 이어 올해는 가뭄이 더욱 심해져 주변 지역들이 공업·농업용수와 생활용수부족을 겪고 있다 홍콩의 성도일보(星島日報)에 따르면, 산둥성의 50여 기업체들은 공업용수 부족으로 이미 제한조업에 들어갔으며 상류 간쑤(甘肅)성 란저우(蘭州)시 일대 황하는반쯤 바닥을 드러내 이 도시 300만명 시민들은 용수부족에 허덕이고 있다. 산시성 주민 300만명도 마실 물이 크게 달릴 정도이며,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시는 그나마 남아 있는 강물이 오염돼 용수로 사용하기 어렵다. 닝샤(寧夏)성과 내몽골(內蒙古) 지역도 수 억평의 논밭에 물을 공급하지 못해농민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조성대 특파원 sd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