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로 뛰쳐나가는 것은 옛날 얘기지요. 협상당사자가 테이블에 앉아있는데 왜 밖으로 나갑니까. 그러면 협상이 될리가 없지요." 제조업.과학 및 금융노조(AMICUS MSF)의 로저 라이언즈 위원장은 "노사협상의 기본은 투쟁이 아니라 대화"라고 강조했다. 런던 시내 커번트 가든에 위치한 노조본부에서 만난 라이언즈 위원장은 "AMICUS는 라틴어로 친구 또는 파트너란 뜻"이라며 "우리 노조는 이같은 뜻에 따라 과격한 투쟁보다는 고용주와의 대화를 통해 근로자의 권익을 보호한다"고 말했다. 기업과 근로자의 관계를 산업파트너라고 정의한 그는 "노사간에 동반자라는 기본 인식만 있으면 분규없이 협력적 관계를 맺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물론 노조를 의심하고 믿지 않는 사용자에 대해선 노조도 같은 방법으로 대처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달 영국 노총(TUC) 위원장 존 몽크스가 유럽연합노총(ETUC) 사무총장에 임명된 것은 영국 노조의 중용적 자세와 협상력이 EU국가노조로부터 인정받았기 때문으로 그는 풀이했다. 라이언즈 위원장은 "노조의 존재 이유는 근로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지 투쟁이 목적은 아니다"며 "지난 2년 동안 파업을 한번도 벌이지 않아 은행계좌에 쌓인 파업기금만도 수백만 파운드에 달한다"고 자랑했다. "우리의 최대 관심사는 일자리 보전(Job security)입니다. 직장이 없으면 근로자의 권익을 보호할 작업장도 없으니까요." 그는 기업에 종업원이 필요하듯 근로자도 고용하는 기업이 있어야 한다고 고용안정의 중요성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