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는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등 전염병에 대처하기 위해 192개 회원국들 사이에 24시간 비상 연락체계를 구성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WHO 고위 관리가 15일 밝혔다. WHO는 오는 19일 제네바에서 열리는 회원국 총회에 ▲24시간 연락망 구축 ▲비공식 정보의 활용 ▲감시기능 강화 등 3개 항목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전염병 관리 대책을 제출할 것이라고 전했다. WHO의 이같은 제안은 전염병 확산의 근원을 추적, 감소, 제거하기 위한 국제보건규정(IHR)을 개정 및 재검토하려는 이 기구의 앞서 노력을 보완하는 것으로, 신고가 의무화된 전염병의 범위도 콜레라, 페스트, 황열병에서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WHO는 더불어 회원국 정부가 사스 실태를 은폐할 경우 언론이나 비정부기구(NGO)등에서 제기한 미확인 정보를 활용하고 현장 조사를 실시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게된다. 전세계적으로 사스로 인한 사망자가 600명을 넘어선 가운데 각국 의료진은 여전히 효과적인 사스 퇴치법을 개발하지 못했으며 보건 당국은 사스 감염 조기 발견과환자 격리에만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CNN인터넷판은 이날 캐나다와 베트남을 사스 감염국 목록에서 제외시킨 WHO가 사스 억제를 점점 낙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데이비드 헤이먼 WHO 전염병 국장은 싱가포르, 홍콩, 중국 광둥(廣東)성 등에서진전이 있다며 "사스 퇴치를 위해 더욱 고삐를 당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소한 현재 아시아에서는 사스가 진정되고 있다"며 "사스가 전세계적인 전염병이 되지는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WHO는 또 300여명의 주민들이 집단으로 감염된 홍콩 `아모이 가든' 아파트 단지와 관련, 환경 및 건강 인자들의 공교로운 결합이 집단 발병을 일으켰다고 16일밝혔다. WHO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누수된 하수 파이프와 환기통을 통해 역류한 사스 바이러스를 집단 감염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도 WHO 전문가들이 사스 전파의 주범으로 지목돼온 홍콩 메트로폴 호텔에서의 사스 바이러스 확산 경로를 찾아냈다고 보도했다. 지금까지 과학자들은 사스에 감염된 채 중국 남부에서 홍콩을 방문한 의사가 메트로폴 호텔 로비에서 기침과 재채기를 해 다른 투숙객들에게 바이러스를 전파, 세계 여러나라로 확산된 것으로 믿어왔다. 홍콩 위생서의 한 소식통은 이 신문과의 회견에서 "정부는 이 의사의 기침과 재채기를 바이러스 전파 원인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WHO 전문가들은 이같은 견해를부인하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주요한 전염 매개체를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이 소식통은 WHO의 새로운 발견은 하수 시스템이나 호텔의 지리학적 요인이 바이러스 확산을 부채질했다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제네바.베이징.홍콩 교도.dpa.AP=연합뉴스) lkw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