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을 받지 못한 중국의 새 지도부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덕택에 정치적 비방에서 해방된 것은 물론 인기도도 높아질 수 있게 됐다. 홍콩의 아시안 월 스트리트 저널은 16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사스 파문이 고조되자 장쩌민(江澤民)에게 비밀회담을 제의해 협조와 단결을얻어냈다고 보도했다. 중국 당국자들과 학자들은 "후진타오 주석과 장쩌민은 비밀회담에서 베이징(北京) 사스 실태를 공개하고 위생부장과 베이징 시장을 경질하는 등 정책을 전환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당분간 집단지도체제로 운영될 중국 지도부는 1989년 톈안먼(天安門) 민주화운동 당시 새 지도부의 기능을 마비시켰던 전례와는 달리 사스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이견을 제쳐놓기로 했다. 이에 따라 후진타오 주석이 앞으로 사스를 완전 퇴치하게 되면 장쩌민이 2개월전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에서 주석직을 이양할 당시의 예상보다는 빨리 실권을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칭화(淸華)대학의 공공정책 전문가인 쉐란 교수는 "인민들은 새 지도부가 이 문제에 적극 나선 이상 사태를 해결할 것으로 신뢰하고 있다"면서 "새 지도부는 일부예상처럼 무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홍콩=연합뉴스) 권영석 특파원 ysk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