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익반군의 척결과 함께 범죄와의 전쟁을선포하며 엄격한 법 집행을 약속했던 `법과 질서의 대명사' 콜롬비아 대통령이 자신의 지갑을 도둑맞는 일이 발생했다. 그러나 알바로 우리베 대통령은 "가난이 죄이니 한번 더 기회를 줘야 한다"며자신의 지갑에 든 신용카드로 4천225달러를 인출한 범인을 석방했다고 현지 언론이13일 보도했다. 우리베 대통령은 지난 9일 북부 부카라망가시(市)를 방문하는 동안에 지갑을 분실했다. 지갑을 훔친 법인은 이날 밤과 다음날 아침까지 수 십 차례의 거래를 통해현금을 인출했고, 우리베 대통령은 현금이 인출된 뒤 거래 은행으로부터 자신의 계좌에서 거액이 빠져나가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서야 분실 사실을 알았다. 부카라망가 방문에서 우리베 대통령은 날씨가 덥자 윗 양복을 벗었는 데 이를경호원들에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지갑이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대통령이 절도를 당했다는 보고에 비상이 걸린 부카라망가시 경찰당국은 범인색출에 나섰고 결국 현금인출 과정에서 폐쇄회로(CC)TV에 모습이 드러난 범인은 곧체포됐다. 경찰조사 결과 도둑맞은 우리베 대통령의 지갑 속에는 대통령의 신분증, 병역증명서를 비롯해 은행 신용카드가 들어 있었으며, 특히 카드의 비밀번호가 적혀있어범인이 쉽게 현금을 인출할 수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정부 대변인은 범인이 32곳의 다른 현금인출기에서 돈을 찾았으며, 당국이 대통령의 계좌에서 돈이 인출되고 있다는 보고를 찾기 전까지 인출된 금액은 모두 합해4천225달러였다고 말했다. 신원이 알려지지 않은 `대통령의 지갑 도둑'은 인출한 돈을 모두 돌려주면서 용서를 빌었다고 언론은 전했다. "강력한 처벌, 넓은 가슴"이라는 선거구호로 지난해 대선에서 승리, 같은해 8월취임한 우리베 대통령은 "가난한 사람들이다. 그들에게 한번 더 기회를 줘야 한다"면서 죄를 묻지 않고 범인을 석방할 것을 지시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김영섭 특파원 kimy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