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 도착, 전후 이라크 재건작업 지휘에 나선 폴 브레머(61) 이라크 최고 행정관은 "나의 (행정) 목표는 이라크인들이 스스로 운명을 개척하도록 돕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에 의해 이라크 복구를 위한 민간인 최고 책임자로 임명된 브레머 행정관은 MC-130 특별작전용 항공기편으로 바그다드 공항에 도착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히고 "미국 주도의 전후 이라크 재건 작업이 성공해 이라크를 자치와 번영의 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전후 복구 사업이 지지부진한 점을 들어 퇴역장성 출신의 제이가너 이라크 재건인도지원처(ORHA) 처장을 대신해 브레머 행정관에게 이라크 재건작업을 맡긴 것으로 관측통들은 보고 있다. 브레머 행정관은 가너 처장도 참석한 합동 기자회견에서 "이제 우리의 할 일은이라크인들이 스스로 운명을 개척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강조한 뒤 자신의 부임과 관련, 이라크 재건팀 역할을 놓고 정부내에 논란이 있었다는 소문을 부인했다. 브레머 행정관은 바그다드를 포함한 중부지역 행정책임자로 임명됐던 바버라 보다인 전 예멘 대사가 (재임 3주일도 안되어) 국무부로 전보됐다고 밝혔으나 갓 출범한 이라크 재건팀의 해체 소문은 근거 없는 것이라고 강조한 뒤 가너 처장과 가까이서 협력하며 재건작업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너 처장도 12일 자신의 워싱턴 귀환 소문을 부인하면서 "우리는 한 팀을 이뤄공동의 목표를 위해 싸워나갈 것"이라고 강조, 브레머 행정관 부임에도 불구, 자신의 독자적인 역할이 있음을 시사했으나 언제까지 ORHA처장직을 맡게될 지에 대해서는 대답하지 않았다. 브레머 행정관과 함께 바그다드에 온 리처드 마이어스 합참의장도 12일 별도 기자회견에서 가너 처장의 '조기 퇴출' 전망에 대해 "들은 바 없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브레머 행정관은 '성공하려면 1천명의 아버지가 필요하다'고 적힌 탁상용목재 사인보드를 보여주면서 "누구도 주어진 임무를 혼자 수행할 수 없다"고 강조,향후 가너 처장을 비롯한 관계자들과 면밀히 협력해나갈 것임을 시사했다. (바그다드 AP=연합뉴스) duckhw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