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내 외국인 거주지역과 미 합작기업 건물 등에서 12일 밤과 13일 새벽(현지시간) 국제테러조직 알-카에다의테러로 추정되는 4차례의 연쇄 폭발 사고가 발생해 최소한 5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사우디 내무부와 병원관계자들이 밝혔다. 미 국무부는 지난 1일 테러 위협을 이유로 미국인들에게 사우디 아라비아에 대한 여행을 자제할 것을 경고한 바 있으며, 특히 이날 사고는 중동지역을 순방중인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의 리야드 방문을 하루 앞두고 벌어진 것이어서 미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사우디 내무부의 한 관리는 관영 SPA통신과 인터뷰에서 지난 12일밤 11시께 리야드 동부 외곽의 가르나타 지역에 있는 외국인 거주지역 `알-함라'를 비롯한 3곳에서 3차례의 폭발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병원 관계자들은 이날 사고로 국적이 확인되지 않은 서방의 외국인 1명과 사우디 현지인, 레바논인 등 최소한 3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부상자도 50명에 달했다고전했다. 리야드의 한 국립병원 관계자는 "정확한 부상자 수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지금까지 50명의 부상자가 실려왔으며 그 숫자가 계속 늘고 있다"고 말했다. 관리들은 이중 1차례의 폭발은 폭발물을 실은 자동차 1대가 외국인 거주지역의건물에 돌진해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한 관리는 이날밤 검은색 시보레승용차가 외국인 거주지역에 돌진했다고 밝혔다. 이어 13일 새벽에는 리야드 시내에 위치한 미-사우디 합작회사 `시얀코'의 본사건물에서 4번째 폭발이 발생했다. 이에대해 미 국무부의 한 관계자는 이날밤 사우디 아라비아내 미국인을 비롯한 외국인들이 거주하고 있는 주거지역 3곳에서 3건의 차량폭탄이 폭발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리는 이 거주 단지에는 다수의 미국 민간인들이 살고 있으나 거주자중 미국 외교관이나 정부 관리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현장의 목격자들은 이날 폭발이 인근 건물과 유리창이 흔들릴 정도로 강력한 것이었으며 자동차가 폭발하기 전에 총성도 들렸다고 전했다. 현장에는 헬기를 동원한 경찰의 봉쇄속에 병원 구급차들이 도착해 부상자 확인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정확한 규모는 알 수 없지만 다수가 부상한 것으로 보인다고목격자들이 말했다. 이 거주지역은 압둘라 알-블라이드 리야드 부시장의 소유로, 주로 미국인을 비롯한 외국인들과 해외 상사 주재원 등이 거주하고 있다. 미 법무부와 연방수사국(FBI) 관리들은 사우디 아라비아내 상황을 주시하고 있으나 아직 국내외에서 추가적인 공격이 발생할 징후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미 CNN 방송은 사고 직후 미국과 사우디 관리들이 이번 사고의 배후에 국제테러조직 알-카에다가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관리들은 이날 사고가 ▲알-카에다의 전형적인 테러수법인 동시 연쇄폭발의 양상이었다는 점과 ▲미 국무부가 사우디 여행자제를 권고하면서 알-카에다가 테러기획의 `막바지 단계'에 있다고 밝힌 점 ▲폭발지점중 1곳이 지난 8일 사우디 당국이 폭발물과 무기들을 압수한 알-카에다 소유의 주택과 인접해있다는 점 등을 근거로들었다. 이에따라 미 국무부는 리야드내 미국인 학교에 대해 휴교령을 내리고 모든 미국인들에 대해 외출을 삼가고 집에 머물 것을 촉구했다. 미국은 그러나 이번 사고에도 불구하고 13일로 예정된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의사우디 방문은 예정대로 추진하기로 했다. 사우디 아라비아는 국제테러조직 알-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의 출생지이자 9.11 테러를 자행한 용의자 19명중 15명의 고향으로, 그동안 미국을 겨냥한 다수의 테러공격이 발생해왔다. (리야드 AP.AFP=연합뉴스) hoon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