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홍콩의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확산 추세가 다소 진정 국면에 접어들고 있지만 13일에도 이들 국가에서 사망자 17명, 환자 86명이 추가로 발생했다. 대만에서는 사스가 남부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날 사망자 1명, 환자 13명이새로 발생했으며, 당국은 사스 퇴치를 위해 군 연구기관에 동원령을 내렸다. 중국에서는 이날 사망자 10명, 환자 80명이 추가로 보고돼 전체 사망자는 262명,환자는 5천86명으로 늘었다. 진정세를 보이고 있는 베이징(北京)에서 5명이 사망하고 네이멍구(內蒙古)에서 3명이 숨졌다. 베이징시 위생부의 한더민 부국장은 그러나 "베이징에서 사스가 분명히 통제되고 있다"면서 "실제로 많은 효과적인 조치가 적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시 위생부 관리들은 대부분의 병원들이 사스에 대처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지못해 그동안 많은 환자가 발생했으나 현재는 상당수 의료기관이 격리 시설을 마련,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베이징에서는 나흘 연속 추가 환자 수가 60명 이하에 머물고 있어 1주일전 매일100명을 웃돌던 상황에 비해 크게 호전됐다. 헹크 베케담 세계보건기구(WHO) 중국 대표는 그러나 "하루 40-50명씩 추가로 감염자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을 승리로 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홍콩에서는 이날 하루 7명이 사망하고 6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전체 사망자는 225명, 감염자는 1천689명을 기록했다. 홍콩의 경우 열흘 연속 추가 감염자 수가 한자릿수를 나타내 진정 기미가 확연해지고 있다. WHO는 그러나 중국, 홍콩의 진정세 때문에 이 지역에 대한 여행금지 권고를 해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크리스틴 맥냅 대변인은 추가 발생 건수와 전염 위험성 등 3가지 기준으로 볼 때 여행금지 권고를 해제하기는 이른 것으로 판단하고있다고 말했다. 전날 8명이 사망해 최악의 날을 맞았던 대만에서는 이날 1명이 숨지고 13명의환자가 발생해 전체 사망자 25명, 감염자 220명을 기록했다. 천수이볜(陳水扁) 총통은 이날 군 생화학전 실험실에 사스와의 전쟁에 나설 것을 명령했다. 이에 따라 군 의료예방연구소 인력이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리웬저(李遠哲) 박사가 이끄는 사스 전담연구팀에 합류해 공동 대처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말레이시아는 다음달 17일 콸라룸푸르에서 사스 퇴치를 위한 국제과학포럼을 이틀 일정으로 개최하기로 했다고 보건당국이 13일 발표했다. 싱가포르항공은 외과용 마스크와 체온계 등 비행 중 사스 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보건장구(헬스키트)를 탑승객들에게 제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베이징.홍콩.타이베이.콸라룸푸르 AP.AFP=연합뉴스)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