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첸 수도 그로즈니 서북부의 한 친(親)러시아 계열 지방정부 청사 근처에서 12일 발생한 차량 폭탄 테러로 49명이 사망하고 수 백명이 부상했으며 사상자수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현지 관리들이 밝혔다. 세르게이 프리딘스키 러시아 대검 차장은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과의 회견에서이같이 밝히고 여성 1명을 포함한 3명의 자살폭탄 테러범들이 그로즈니 북방 15㎞지점의 즈나멘스코예 소재 나드테렌치니주(州) 정부 청사 부근에서 폭발물을 적재한트럭을 폭파시켜 건물 8동이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고 설명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체첸공화국의 비상대책부 관계자 말을 인용, 어린이 10명과 여성 15명 등 49명의 희생자 신원이 모두 확인됐다고 말했다. 비상대책부 책임자인 루슬란 아브타예프 소장은 최소한 TNT 1.3t의 강력한 폭발로 110여명이 부상하고 이중 57명은 위중한 상태라고 말했다. 현지 관리들은 이날 테러를 체첸 반군의 소행으로 추정하고 있는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체첸 사태의 정치적 해결을 중단시키기 위해 자행된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날 TV를 통해 방영된 내각 회의에서 "우리는 이런(테러)종류의 그 무엇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러시아는 지난 3월 체첸에 광범위한 자치권을 부여하는 대신 체첸이 러시아 연방의 일부임을 재확인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신 헌법안을 주민투표에 부쳐 통과시킨바 있다. 친(親) 크렘린계인 아흐마드 카디로프 체첸 대통령은 이날 테러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를 위해 앞으로 3일간 TV방송의 오락 프로그램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카디로프 대통령은 "모든 방송은 기존 프로그램을 전면 재검토, 오락 관련 프로방영을 취소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별도의 희생자 추모 행사는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체첸의 완전한 분리 독립을 위해 싸우고 있는 아슬란 마스하도프 체첸 민선 대통령은 이번 사건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살람벡 마이고프 체첸 무장세력 대표가 이날 주장했다. 마이고프 대표는 모스크바 메아리 라디오와 회견에서 "마스하도프 대통령과 체첸 무장 투쟁 세력 가운데 어느 누구도 이번 즈나멘스코예 참사에 연루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이봉준 특파원 joo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