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첸 수도 그로즈니 서북부의 한 지방정부청사에서 12일(현지시간) 강력한 차량 폭탄 테러가 발생, 100여명이 죽거나 다쳤다고 관리들이 밝혔다. 이날 테러는 체첸 사태의 정치적 해결을 위한 새 체첸 헌법이 주민 투표를 통해채택된 지 2개월도 채 안돼 발생한 것으로, 최근 10여년째 계속되고 있는 체첸 유혈사태가 앞으로도 순조롭게 해결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체첸 서북부 즈나멘스코예 소재 나드테렌치니주(州) 정부 청사 근처에서 이날오전 10시 폭탄을 실은 트럭이 폭발해 최소 26명이 숨지고 53명이 중상을 입었다고관계자들이 말했다. 술탄 아흐메트하노프 나드테렌치니주 지사는 "폭탄 테러로 지금 까지 26명이 숨지고 53명이 심한 상처를 입었다"면서 "무너진 건물 더미에 아직 30여명이 매몰돼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는 "사망자 가운데 20명의 신원이 현재 까지 확인됐다"면서 "(그러나) 붕괴된건물 안에서 시신이 계속 추가로 발견됨에 따라 희생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이타르-타스 통신은 폭탄을 가득 실은 트럭이 나드테렌치니주 정부 청사 앞 30m 지점에서 폭발했으며 폭발 장소에는 너비 16m, 깊이 2.5m의 웅덩이가 패였다고보도했다. 이로 인해 주 정부 청사 안에 입주해 있는 연방보안국(FSB) 사무실을 포함한 대부분 사무실이 큰 피해를 입었으며, 근처 민간인 주택 8채도 파손됐다고 목격자들이설명했다. 체첸 비상대책부 당국은 사고 직후 구조 장비와 인력을 투입해 사상자 구조 및시신 수습 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사고 규모가 워낙 커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번 폭탄 테러는 특히 체첸 유혈 사태의 정치적 해결을 위한 신 헌법이 채택된지 2개월도 못돼 발생한 것이어서 체첸의 앞날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 3월 23일 체첸에 광범위한 자치권을 부여하는 대신 체첸이 러시아 연방의 일부임을 재확인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신헌법안을 주민 투표에 부쳐 통과시켰으나 1994-96년 1차와 1999년 이후 2차 체첸전 등을 거치며 계속되고 있는 유혈 사태는 멎지 않고 있다. 러시아 연방정부는 새 헌법을 통해 체첸 사태를 평화적으로 해결한다는 복안이지만, 체첸의 완전한 분리 독립을 주장하는 무장 세력의 휴혈 투쟁은 그치지 않고있다. 사고가 나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테러범들을 철저히 색출해 엄벌하라고 FSB와 대검찰청에 지시했다. 대검은 세르게이 프리딘스키 차장을 현지에 급파해 희생자 수습 및 사고 조사를진두 지휘하고 있다. 체첸에서는 지난해 12월에도 그로즈니의 친(親) 크렘린계 정부 청사에서 트럭을이용한 폭탄 테러가 발생해 70여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이봉준 특파원 joo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