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이 이틀간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을 방문한뒤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과 회담하기 위해 12일 카이로에 도착했다. 파월 장관은 카이로 공항에 도착해 이집트 관리들의 영접을 받은뒤 무바라크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곧바로 대통령궁으로 향했다. 파월 장관은 이집트 방문에 앞서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와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총리를 만나 국제사회가 제시한 중동평화 로드맵의 즉각적인 수용을 촉구했다. 무바라크 대통령도 파월 장관과 회담에 앞서 하비에르 솔라나 유럽연합(EU) 외교정책 대표를 만나 중동평화 로드맵 실행방안을 논의했다. 솔라나 대표는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이 절호의 평화정착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며 로드맵의 즉각적인 이행을 촉구했다. 솔라나 대표는 이어 아흐메드 마헤르 이집트 외무장관과도 만났으며 아므르 무사 아랍연맹 사무총장도 면담할 예정이다. 마헤르 장관은 솔라나 대표를 만난뒤 이스라엘에 대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결정을 따라 로드맵을 즉각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 마헤르 장관은 관영 MENA통신 회견에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아무런 조건없이 로드맵을 받아들였다"며 "이스라엘도 동등한 조치를 취해야 할때"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스라엘에 대해 "포괄적이고 항구적인 역내 평화 정착의 길을 여는 로드맵을 실행하기 위해 팔레스타인인들을 겨냥한 일상적인 도발을 중지하라"고 요구했다. 로드맵의 본격적인 가동 시기와 관련, 나빌 샤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외무장관은 샤론 이스라엘 총리가 이달 말 워싱턴 방문을 마칠때까지 로드맵의 이행에 관한합의가 연기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집트 관영 알-아크바르의 갈랄 두웨이다르 주필은 이 날짜 "파월의 방문과 신뢰 상실"이라는 제하 칼럼에서 "미국이 평화안을 제의한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면서 "정작 중요한 것은 이스라엘에 대해 공정하고 포괄적인 평화약속을 수용하도록 압력을 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아랍인들은 지난 수십년간 겪은 쓰라린 경험 때문에 미국이 공정한 해결을 위해 노력할수 있을 것으로 신뢰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스라엘의 이익을 위해 끊임없이 계략을 꾸미는 미국의 편향된 정책으로 인해 아랍인들은 미국의중동평화 정착 의지를 여전히 의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이로=연합뉴스) 정광훈특파원 bar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