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은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증가가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 경제 목표 달성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면서경제 피해 최소화에 나섰다. 중국 재정부는 사스 타격이 큰 식당, 호텔, 관광업계, 위락산업, 항공업계, 운송업계, 대중교통 업계 등에 대해 세금면제 또는 감세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고 11일발표했다. 중국 정부가 경영이 어려운 업계에 대해 이같은 조치를 취한 것은 이번이처음이다. 지난 1일부터 오는 9월30일까지 한시적으로 실시되는 이번 조치에는 중앙정부와지방정부가 부과해오던 세금과 각종 행정비용 12개 항목이 포함된다. 또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낙후된 농촌 지역의 사스 지정 병원과 시설들을 개.보수하기 위해 8억1천200만 위앤(9천830만 달러)의 예산을 추가 할당키로 했다. 이같은 조치들은 최대 피해지역인 수도 베이징(北京)의 신규 환자가 종전 100명이상에서 11일 오전 10시 현재 하루 42명 증가해 연 6일째 두자릿 수를 유지, 증가세가 한풀 꺾였으나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사스 감염이 심한 곳 중 하나인산시(山西)성을 방문해 사스 위기가 여전히 "심각"하다고 경고한 가운데 나왔다. 베이징은 사스 환자가 42명 증가, 2천265명에 달했고 대륙전체로는 69명이 늘어난 4천948명으로 5천명에 육박했다. 중국 전체 사망자는 5명이 증가한 240명이고 베이징이 추가 사망자 4명을 합쳐 120명으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중국은 아직 의심환자 2천559명이 있고, 베이징은 2만3천464명이나 격리조치 돼있는데다 농촌지역 확산이 우려되기 때문에 진정 여부는 아직 1~2주를 더 지켜봐야할 전망이다. 한편 베이징대학 경제학부의 차오허핑(曹和平)부원장은 사스 위기가 오는 6월이전에 해소되면 중국 경제에 미치는 피해는 약 450억 위앤 정도로 경제 총량의 0.5%에 불과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차오 부원장은 사스 피해가 1조 위앤 경제규모의 주장(珠江)삼각주와 8천억 위앤 규모의 보하이(渤海)만에 집중된 것은 사실이지만 장기적으로 거시경제 측면에서보면 "국부적"이라고 말했다. 또 중국 관영 신화 통신은 사스가 여행,운수,요식업계 등에 미친 충격은 대단하지만 중국은 ▲당과 국무원 지도자들이 경제발전에 중심추 역할을 하고 있고 ▲경제성장의 대세를 타고 있으며 ▲거대한 내수 시장 기반이 있고 ▲인민들이 성장에 강한 의욕과 자신감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이번 사스 위기를 극복해 올해 경제성장 목표 달성에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실제로 중국은 사스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수출은 356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에비해 33.3%나 증가했으며 수입도 34.4% 늘어난 346억달러로 집계돼 총 10억2천만달러의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앞서 사스 피해가 중국 경제 성장에 먹구름을 몰고 올 것이라는 관측들이 많았다. 중국국가정보센터(國家信息中心)의 가오후이칭 선임연구원은 지난 8일 사스가향후 3개월내에 진정되지 않으면 이에 따른 수출타격으로 중국의 올해 무역수지 적자규모가 20억∼3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무역적자 규모가 122억달러에 달했던 지난 1993년 이래 가장 큰 규모다. 또 대외경제무역대학(對外經濟貿易大學) 루진용 교수는 사스로 인해 중국의 대외무역 증가율이 최소한 1∼2%포인트 둔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의 에마 샤오친 판 거시경제.재무조사국 연구원은 지난 9일발표한 보고서에서 3.4분기에도 사스가 지속되면 홍콩과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각각 66억달러와 58억달러씩 위축되는 등 아시아 국가들의 GDP 손실 규모가 28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징=연합뉴스) 조성대 특파원 sd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