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은 9일 폐막된 2005년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평가회의 준비위원회 제2차 회의에서 의장 요약문에 정리된 북핵문제에 관한 표현과 수위, 그리고 해결방법을 놓고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교체수석대표인 앤드루 K. 셈멀 미국무부 부차관보는 이날 낮 본회의에서 당사국들의 만장일치로 의장요약문이 채택된 뒤 발언을 통해 "의장요약문에서 북한에 관해 훨씬 많은 것들이 언급될 수 있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해 미국의 의도에 비해내용이 `순화'됐음을 암시했다. 셈멀 부차관보는 그러면서 "북한의 냉소적이고 위험한 행동과 핵무기 계획은 지역과 국제 안보에 심대한 위협이 되고 있으며 가장 강력한 규탄을 받아 마땅하다"고비판했다. 특히 셈멀 부차관보는 미국이 북핵 문제의 평화적이고 다자적인 해결을 위해 일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해왔다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미국이 수용할 수 있는 목표는 오직 하나 밖에 없다는 것을 확고히 천명한다며 핵개발 포기의 조건으로어떠한 대가도 제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강력히 표명했다. 셈멀 부차관보는 미국의 `유일한 목표'는 ▲북한의 핵무기 능력을 검증가능한방법으로 폐기하고 ▲한반도의 비핵화를 실현하며 ▲북한의 NPT와 가장 강력한 국제원자력기구(IAEA) 안전조치 협정하에서 관련 의무 등을 수용하는 것이라고 명시했다. 그러나 중국의 후 샤오디 대사는 "북한 핵문제에 관한 일부 표현에 동의할 수없다"고 이의를 제기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후 대사는 그러면서"요약문은 합의로 작성된 문서라기 보다는 의장이 개인적으로 정리한 것이기 때문에수정을 추구하거나 회의 최종보고서에 부속문서로 포함하는 것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토를 달면서 요약문의 의미를 은근히 격하했다. 후 대사는 이어 "북한 핵문제는 매우 민감하다"며 "중국은 한반도의 비핵무기지위가 유지돼야 하며, 북한의 적법한 안보 우려들이 다뤄져야 하고, 관련국들이 자제하고 진실성과 유연성을 보여줘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음을 재확인하고 싶다"고 `북한의 안보우려 해소'를 통한 협상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중국은 의장 요약문안 협의과정에서 이러한 입장을 반영시켰으나 이번 NPT 평가준비회의에서 북핵 문제에 관해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후 대사의 이날 발언이 처음이다. 반면 정의용(鄭義容) 주제네바 대사는 이번 회의에서 대다수 당사국들이 북한핵문제에 깊은 관심을 표시함으로서 북핵 문제를 평화적이고 성공적으로 해결하는데긍정적인 여건이 조성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해 의장요약문에 나름대로 만족감을표시했다. 정 대사는 거듭 북한 핵무기 계획의 신속하고 완전한 폐기와 북한의 철저한 NPT의무 이행을 강조했다. (제네바=연합뉴스) 오재석 특파원 oj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