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교도들에게 사실상 폐쇄된 땅이었던 사우디 아라비아가 중동 지역 최대 관광국으로 도약을 꿈꾸고 있다. 이슬람 성지 순례객들과 비즈니스 방문객을 포함해 연간 2천만명 규모의 외국인방문객 수를 향후 20년 내 4천400만명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관광 진흥 5개년 계획까지 수립했다. 현재 연간 96억달러인 관광산업 규모도 20년 안에 220억달러로 급성장한다. 이를 통해 2020년까지 160만개의 일자리를 신규 창출한다는 목표다. 술탄 빈 살만 압둘아지즈 왕자는 이번주 초 두바이 관광엑스포에 참가해 이같은내용의 야심찬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사우디 관광최고위원회 위원장인 그는 1985년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를 타고 아랍인 최초로 우주여행에도 참여했다. 사우디가 관광산업을 활성시키기 위해 절실히 필요한 것은 관광 인프라 보다 사우디 사회의 폐쇄적 이미지를 개선하는 것이다. 술탄 왕자는 이를 위해선 "(규제를) 완화하고 사람들을 끌어들일수 있는 분위기조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아무것도 숨길게 없다"며 "사우디가 폐쇄된 사회라는 인상을 주고 있지만 사실은 개방된 사회이며 600만명의 외국인을 수용하고 있는 개방 경제국가"라고 역설했다. 술탄 왕자는 앞으로 비(非) 이슬람 신도들에 대한 입국 비자요건도 완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연말쯤이면 비자 발급요건을 대폭 완화하고 e-비자를 도입할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우디가 자랑하는 관광상품은 홍해 해안을 따라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광과 험준한 산악, 광활한 사막, 요르단의 페트라와 같은 나바티아 왕국의 유적, 유물들이다. 술탄 왕자는 지금까지 38개의 관광 개발지역과 175개의 관광지를 지정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사우디 전역의 호텔 수는 9만5천개이며 10년간 5만개를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사우디에서 여성은 아직도 각종 차별과 장벽에 부딛쳐 있다. 공공장소에 서 여성은 온몸을 가리는 검은색 아바야를 뒤집어쓰고, 얼굴을 가려야 하며, 자동차를 운전할 수도 없다. 여성들의 진출을 허용하지 않는 직업들도 상당수에 달한다. 사우디 당국은 이같은 제약과 장애들을 탄력적으로 완화하면서도 엄격한 율법을고수하는 이슬람 국가로 존속할 수 있는 묘책을 찾는데 부심하고 있다. (카이로=연합뉴스) 정광훈특파원 bar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