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ouncil of Economic Advisors.CEA)가 백악관에서 '왕따'(?)를 당하고 있다. 위원장으로 임명된 하버드 대학 경제학 교수 그레그 맨큐(맨큐경제학 저자) 박사는 2개월이 넘도록 상원의 인준을 받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자문위원 세자리 중 두자리가 공석이다. 글렌 허바드 전 위원장이 지난 2월26일 컬럼비아 대학으로 복귀한 이후 썰렁해진 사무실을 랜달 크로즈너 위원만이 외롭게 지키고 있다. 설상 가상으로 7일에는 백악관 사무실을 내놓고 두 블록 떨어진 건물로 이사를 갔다. 백악관의 애쉴리 스니 부대변인은 "단순히 건물관리 차원에서 내린 결정이다"며 "에이즈 정책국, 환경 품질 위원회, USA 자유봉사대 등과 같은 건물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예나 지금이나 대통령과 가까운 거리에 있어야 권력도 센 법. 백악관을 떠나는 경제자문위원회를 보면서 그 위상이 현저하게 떨어진게 아닌가 의심하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국가경제회의(National Economic Council.NEC)가 백악관 내에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어 더욱 대비되고 있다. NEC는 1993년 클린턴 전 대통령때 생긴 이후 줄곧 경제자문위원회와 대통령의 신임을 더 얻기 위해 권력 투쟁을 벌여 왔기 때문이다. NEC를 이끌고 있는 래리 린지 경제보좌관은 똑똑하고 고집이 센 경제학자로 정치적인 내부 투쟁에 재주가 있는 글렌 허바드 전 경제자문위원장과 사사건건 대립해 왔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경제자문위원회를 백악관 바깥 사무실로 내보내 NEC와의 다툼이 재연되는 것을 막고 싶었는지 모른다. 그러나 떠나는 자문위원회는 엘바섬으로 귀양가는 나폴레옹에 비유될 만하다고 전문가들은 한마디씩 던졌다. 워싱턴=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