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최신호에서 만약 지난 1994년에 미국과 북한간에 체결된 제네바 기본합의가 실시되지 않았더라면 오늘날의 세계는 지금보다 훨씬 위험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잡지는 4일 인터넷판에서 동지(同誌) 12일자에 게재된 새뮤얼 버거 전(前)클린턴 행정부 국가안보담당 고문과 로버트 칼루치 전 국방장관의 공동 기고문에서현재의 북한 핵문제를 둘러싼 위기상황이 과거에도 이미 본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면서 그같이 진단했다. "또 다시 제기된 북한 핵문제"제하의 이 기고문의 골자는 다음과 같다. 북한이 속임수를 부리다 미국 정보기관의 도움을 받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에 적발된 것은 꼭 10년전의 일이다. 북한은 1980년대에 생산해낸 플루토늄의양에 대해 거짓말을 했다. 당시, 북한은 IAEA 사찰단을 추방하고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선언하면서호전적 발언을 한 바 있다. 미국은 유엔 제재를 위협하면서 16개월간 협상 테이블을 떠나지않았다.회담을 위한 유일한 조건은 북한이 협상중 더이상 플루토늄이 분리되지않도록 보장키위해 IAEA 사찰단 복귀를 허용하는 것이었다. 그 결과, 북한의 플루토늄 프로그램을 효과적으로 저지한 1994년의 제네바 기본합의서가 체결됐다. 이 합의서가 체결되지 않았더라면, 북한은 지금까지 약 100개의 핵무기를 생산하기 충분한 플루토늄을 만들어냈을 것이고 이에 따라 오늘날의 세계는 훨씬 더 위험스런 곳이 됐을 것이다. 작년 10월 우리는 또다시 북한이 속이고 있다는 사실을 미국정보기관에 적발됐음을 알게됐다. 이번에는 플루토늄이 아니라 고농축 우라늄이 문제가 됐다. 전과 마찬가지로, 사찰단은 쫓겨났고 북한은 NPT 탈퇴를 선언했다. 북한이 또다시 무력에의한 협박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두 핵 대결간의 유사성은 놀라운 것이지만 그 전략적 차이점도 못지않게 놀라운 것이다. 첫째로, 북한은 이번에 그들이 비밀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으며이미 몇몇 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있다고 시인한 점이다. 두번째로, 지난 10년간 평양측은 일본에 도달할 수 있는 중거리 미사일을 배치했으며 미국에 도달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을 생산할 수 있는 단계에 더욱 가까이다가서고 있다. 세번째로는, 현재 한국인들중 상당수가 미국이 북한과 마찬가지로 현 교착상태에 대한 책임이 있는 것으로 보고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최신의 북한측 위협 중에는 그들이 핵무기를 가장 많은 돈제시하는 측에게 팔아치울지 모른다는 시사가 들어있다. 미국은 이번에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 깡패 국가를 다룰때에는 제재가 항상 매력적이지만 불행하게도 제재를 취하더라도 북한으로 하려금 핵을 포기하도록 강요할 수 없다. 왜냐하면 중국이 북한을 붕괴의 위기로 몰리도록 허용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제재보다 훨씬 매력적인 유일한 대안은 1∼2개의 이른바 "공짜 점심"(free lunch)이다. 미국이 뒷짐만 진채 문제를 방치하는 방법이다. 이같은 첫번째 방법은 중국으로 하여금 이 문제를 해결토록 방치하는 것이다. 이는 미국이 중국의 문턱에서 군사력을 사용하는 사태를 방지하기위해, 또는 이보다훨씬 심각한 상황의 도래, 즉 일본이 핵무기를 보유한 북한을 막기위해 핵무기를 확보하는 것을 피하기위해, 중국이 평양측에 핵무기를 포기토록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의미한다. 두번째 방법은 미군의 이라크전 승리를 이용, 북한이 뒤로 물러서도록 체제변화위협을 가하는 것이다. 이같은 대안들과 관련된 문제는 중국이 북한의 붕괴를 고무할 가능성이 없다는점이며, 또한 아이러니컬하게도 이라크가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얼어붙게하는 게아니라 오히려 가열시킬지 모른다는 점이다. 그리고 군사적 대안이 있다. 부시 행정부의 일부 인사들이 지지하고 있는 것처럼, 핵시설들에 공습을 가하거나 국방위원장 김정일을 제거하기위해 침공하는 방법이다. 이 대안과 관련한 문제는 한반도에서의 전쟁시 미국과 한국 양측의 인명피해가 수만∼수십만명에 달할 것이라는 점이다. 이것은 또다른 걸프전이 아니라 제2의한국전인 셈이다. 한국측은 비록 끔찍한 인명피해를 입는다할지라도 미국과 동일 보조를 취하지않을 가능성이 있다. 이같은 대안은 배제할 수 없지만 우리는 그 대가에 대해 환상을 갖지말아야한다. 또다른 대안은 협상을 재개하는 방법이다. 이 대안과 관련한 문제는 부시 행정부내에서 의견이 크게 대립되어있다는 점이다. 더욱 나쁜 점은 부시 대통령이 협상은 단연 거부하면서 외교적 노력은 포용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받아들이고 있는듯이보인다는 점이다. 다른 유일한 대안은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을 받아들이고 그들의 체제를 견제,고립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아시아의 핵무기 경쟁을 부추길 위험이 있을 뿐아니라 북한이 알카에다와 같은 테러집단들을 위한 무기공장이 되는 훨씬 위험한 세상을 만들 위험이 있다. 이같은 사태는 진정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hcs@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