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최대 피해지인 중국 베이징(北京)은 신규 감염자가 하락세로 돌아선 가운데 외국인의 사스 예방과 치료에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 베이징 시교육위원회는 4일 학교를 비롯해 교육계에 종사하는 외국인이 사스 환자와 접촉해 격리조치를 요할 경우, 3성급 이상 호텔에 격리하라는 지침를 시달했다고 중국 반관영 통신 중국신문사가 보도했다. 지침은 외국인 격리시 학교에서 관리인을 해당 호텔에 파견하고, 격리 기간에 월급을 정상적으로 지불하라고 지시했다. 또 상무부는 외국 합자기업이 몰려 있는 특별 경제구들에 대해 외국합자기업과 외국인 직원 및 가족들이 사스에 전염되지 않고 정상적인 생활을 할수 있도록 예방과 치료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라고 당부했다. 앞서 베이징 당국은 외교관, 외국기업인들을 위해 별도의 사스 지정 병원을 할당하고, 대책회의를 갖는 등 우대 조치를 취했다. 베이징은 하루 100명 이상씩 나오던 신규 감염자 수가 4일 오전 10시 현재 하루 69명으로 감소, 사스가 최악의 상황은 넘겼으나 당분간 고조기가 계속될 것으로 판단하고 여전히 방역작업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베이징 시내 거리는 한산하기 짝이 없으나 온 시내에 소독 냄새가 진동하고 있다. 위생부, 재정부, 노동.사회보장부, 민정부 등 4개 부처는 이날 합동 담화를 발표, 사스 환자에 대해서는 진찰 수속을 최대한 빨리하고 먼저 치료한 후 병원비를 요구하라고 병원들에 지시하는 한편 가난한 사람의 치료비는 정부가 대신 지불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4일 사스 사망자가 7명, 감염자가 163명 추가로 발생, 전체 사망자가 197명으로, 감염자는 4천125명으로 각각 늘었다. 베이징의 경우 사망자가 4명 더늘어나 100명, 신규 감염자 수는 69명 늘어나 1천809명으로 집계됐다. 베이징의 이날 신규 감염자 수치는 지난 한 주 동안 가장 적은 수치로 사스가 최악의 상황을 넘겼다는 주장에 설득력을 더해주고 있다. 사스의 진원지인 광둥성(廣東省)에서는 지난 2주간 사스 사망자가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으며, 성도인 광저우(廣州)에서도 사스 감염자 수가 감소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은 보도했다. 그러나 보건당국은 광둥성의 예로 볼 때 사스가 이달 중순께나 돼야 진정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고, 사스 차단을 위해 다시 주민 825명을 추가 격리, 지금까지 격리 주민 수는 1만5천873명에 달한다. 관영 신화통신은 베이징내에서는 사스를 통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엿보이는 반면 시골 지역에서는 확산이 우려된다고 강조하고 장시(江西)성 롱난에서만 관리 10명이 사스 격리조치를 제대로 시행하지 못해 파면되거나 징계처분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남서부 쓰촨(泗川)성 청두(成都)에서는 오는 25-28일 열릴 예정이었던 세계무역박람회도 취소, 오는 9월까지 연기됐다고 전했다. 중국과 함께 사스 최대 피해지역인 홍콩에서는 이날 추가 감염자가 8명으로 한자릿수를 보이면서 지난 3월 중순 이후 일일 감염자 수치로는 최저치를 기록, 사스가 한풀 꺾이고 있다는 추측을 뒷받침했다. 대만(臺灣)에서는 이날 사스 사망자가 1명 추가 발생해 총 사망자는 8명으로 늘어났으며 감염자도 14명에서 116명으로 늘어나는 등 베이징이나 홍콩과 달리 사스가 확산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4개 학교가 추가로 휴교에 들어갔으며, 세계보건기구(WHO) 전문가팀은 3일 중국 정부의 허락을 받고 대만에 들어가 사스 피해상황을 조사하고 있다. 이밖에 캐나다 온타리오주(州)에서는 이날 사스 추정환자가 1명 추가 발생해 사스환자가 32명으로 늘어났다고 주 보건부가 밝혔다. 한편 세계보건기구와 각국 보건당국의 발표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사스 사망자는 최소 449명, 감염자는 6천407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베이징.홍콩=연합뉴스) 조성대.권영석 특파원 sdcho@yna.co.kr ysk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