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는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는 상온의 주택 실내에서 수시간에서 며칠까지 생존할 수 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됐다고 워싱턴 포스트 인터넷판이 4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사스가 다양한 장소와 환경에서 얼마나 오래 살아 남느냐에 대한 새로운 연구 결과가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해 공개됐으며, 이는 사스 세균이 감염자의 몸 밖에서도 생존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전했다. 연구 결과 사스 바이러스는 집안 플라스틱 표면에서 최소 24시간 생존하는 것으로 나타나 테이블이나 문잡이 등 가정 내 다양한 물건들을 만지는 과정에서 사스에감염될 수도 있음을 보여줬다. 사스 바이러스는 또 인간 배설물에서 나흘 간 활동하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이는 바이러스가 아파트와 병원을 비롯한 각종 시설물을 통해 어떻게 확산되는지를 파악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독일 과학자들이 일반적인 합성세제가 살균에 실패한 사실을 발견, 오염지역을소독하려는 노력이 무의미함을 일깨워줬으며, 일본의 한 실험은 바이러스가 겨울 날씨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번 발견은 신종 괴질에 관한 가장 중요한 수수께끼 중 하나로 감염자와 직접접촉하지 않고도 바이러스가 어떻게 확산되는지에 대한 문제를 푸는 데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WHO의 클라우스 스토르 사스 담당 연구원은 "바이러스 생존과 관련된 데이터를갖게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에는 추정만 있었을 뿐이다. 이번 결과는 오염된손이나 물질에 의한 전염이 이뤄질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WHO가 괴질 규명을 위해 조직한 과학네트워트의 일환으로 홍콩과일본, 독일, 중국 연구소들에서 이뤄졌고, 최근 며칠 동안 분석된 연구 결과들은 WHO 웹사이트에 공개됐다. 스토르 연구원은 "이들 연구는 바이러스 박멸과 감염 방지를 위한 전략 수립에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바이러스의 생존 환경에 대한 의혹 규명이 이뤄졌음에도 어떤 사람이 감염되기 위해서는 얼마 만큼의 바이러스가 필요한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황대일 기자 had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