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연기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를 예방한다는 소문에 이어 이번에는 알코올이 사스 바이러스를 살균한다는 주장이나와 귀가길 주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한국 교민 밀집지역인 홍콩섬 타이쿠싱의 바로 옆 동네인 쿼리베이의 목로주점`이스트 엔드 브루어리'는 3일 알코올이 사스 바이러스를 살균한다는 내용의 대자보를 1층 건물 바깥 유리벽에 부착했다. 대자보는 "싱가포르의 한 택시기사가 사스에 감염된 유명 패션 디자이너를 태워준 적이 있다"면서 "이 패션 디자이너가 사망하자 싱가포르 경찰은 택시기사를 추적했다"는 내용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대자보는 이어 "택시기사는 경찰의 추적을 피해 도피생활을 하며 엄청나게 술을마셨다"면서 "그러나 당국이 일주일 후 그를 적발했을 때 그의 몸 안에는 이미 사스바이러스가 없어졌다"고 주장했다. 싱가포르에 이어 홍콩 일대에서 퍼지고 있는 루머성 e-메일을 인용한 이 대자보는 롤랜드 텐 박사가 현재 맥주와 포도주의 사스 바이러스 살균력을 조사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결론을 맺고 있다. 특히 이 e-메일은 음주를 좋아하는 한국인과 일본인들 중에는 지금까지 사스 환자가 발생하지 않고 있으며 포도주를 즐겨 마시는 프랑스와 독일, 호주, 미국 사람들도 사스 저항력이 강하다고 소개하고 있다. `이스트 엔드 브루어리'의 지배인 코라 가르시아는 "술도 적당히 마시면 건강에좋은 만큼 이 e-메일 내용을 절반 정도는 믿고 있다"면서 "술을 마시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이는 건강에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홍콩과 중국 남부지역에서는 지난달 중순 담배를 피우면 사스를 예방할 수 있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담배 판매량이 급증하자 홍콩 당국이 `전혀 근거가없다'면서 긴급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홍콩 위생서의 한 당국자는 "당시 중국 언론이 광둥(廣東)성 보건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광둥성에서 사스에 걸린 사람들중 흡연자는 1명도 없었다는 보도를 하면서 흡연 사스 예방론이 확산됐다"고 설명했다. 흡연 사스 예방론자들은 "생고기는 금방 썩지만 훈제고기는 쉽게 부패하지 않는다"고 소개하고 "타르와 니코틴 같은 독소를 들이키는 사람의 몸 안에서는 사스 바이러스가 살 수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보건 전문가들은 "흡연은 심혈관 시스템에 손상을 가하고 체내 면역체계를 약화시키며 음주도 간기능과 면역체계를 약화시킨다"면서 "흡연과 음주 모두사스 예방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권고했다. (홍콩=연합뉴스) 권영석 특파원 ysk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