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남성들은 세계의 어느나라 남성들보다도 자신들이 더 남성미를 갖고있다고 생각하고 가정은 여자들에게 맡겨야한다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이러한 관념을 뒤집는 조용한 혁명이 최근 이탈리아 피에트라산타의 조그마한 마을 투스칸에서 일어나고있다고 BBC방송이 보도했다. 이 마을의 남성들은 최근 이탈리아남자주부연합을 출범시키고 노란 고무장갑과 베이지색 앞치마를 두른채 주방으로 향하고있다. 이 투스칸마을의 광장 한 귀퉁이에 있는 작은 집에는 3일 수십명의 남성들이 모여 부산히 움직이고있다. 부엌에는 노란고무장갑과 앞치마를 두른 한 남자가 접시를 닦고있고 거실에서는또 다른 남자가 양말을 꿰매고있다. 다른 한 방에서는 이 남자주부연합의 회장인 피오렌조 브레스치아니씨가 다리미대와 다리미를 앞에 놓고 젊은 남자들에게 다리미질에 대한 강의를 하고있다. 다리미질을 배우고있던 한 회원은 "나는 요즘 그동안 부인이 전담해 온 가사일을 하면서 즐거움을 느낀다. 나는 요리도 할수있고 청소도 하지만 다리미질을 못했다. 그래서 오늘 다리미질을 배우러왔다"고 말하고 "아마도 다리미질까지 배우게되면 우리 부인을 더 행복하게 해 줄 수 있을 것"이라며 즐거워했다. 회원들은 다리미질 강의가 끝나자 둘러앉아 야채손질하는 법, 요리법, 환경보호를 위한 방법 등 모든 주방에서의 일에 대해 자유로운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브레스치아니 회장은 "사회가 다양해가면서 여성의 사회진출이 늘어 이제는 어느 한쪽의 성만이 어떤 일을 독점해야한다는 사고는 옳지않다. 남자도 가사일을 할수있고 요리법과 다리미질도 배워야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이 단체의 회원은 2천여명. 이들의 조용한 혁명은 머지않아 전 유럽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있다. 볼로냐대학의 사회학교수인 반도 보르기씨는 "이러한 현상은 최근의 경기침체로일자리를 잃은 남자들이 많아지고있는 데서 비롯되고있다. 또 많은 남성들이 자신의일자리에 대해 염증을 느끼고 뭔가 다른 일을 해보겠다는 의욕이 커지고있다는 반증도 된다"고 풀이했다. (서울=연합뉴스) khk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