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을 순방 중인 도널드 럼즈펠드미국 국방장관이 30일(현지시간) 바그다드를 전격 방문, 이라크 국민에 전하는 메시지를 보낸 가운데 바그다드 인근에서 반미시위가 격화돼 미군이 또 시위대에 발포하는 등 혼돈이 계속되고 있다. 이날 오전 바그다드에서 서쪽으로 50㎞ 떨어진 수니파 거주지 팔루자에서 미군이 반미 시위대에 총격을 가해 최소한 3명이 숨지고 2명이 중태에 빠졌으며 18명이부상했다고 목격자와 의료진이 전했다. 미군의 발포는 지난 28일 밤 반미 시위대를 향한 발포로 이라크 민간인 13명이사망한 사건이 발생한지 48시간도 안돼 또 일어난 것이다. 미군측은 미군 병사 1명도 시위대가 던진 돌에 맞아 부상했다면서 미군 행렬이공격을 받아 자위권 차원에서 발포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지 목격자들은 평화적인 시위 도중 미군이 발포했다고 반박했다. 연이은 미군의 발포로 인명피해가 잇따르자 팔루자의 종교지도자들은 미군 철수를 강력히 요구, 양측 간 긴장이 고조하고 있다. 미군 중부사령부는 시위대가 미군을 공격했는지를 포함해 이번 사건을 면밀히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사담 후세인 정권 축출 이후 미 행정부 최고위급 인사로는 처음 이라크를 찾은럼즈펠드 장관은 이날 오전 제2도시인 남부 바스라를 방문, 영국 군 지휘관들과 만나 연합군의 노고를 치하한데 이어 바그다드에 도착, 이라크 국민에 보내는 라디오.TV 방송용 메시지를 녹음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메시지에서 "바그다드는 여러분의 나라이고 연합군은 이라크를점령할 의도를 갖고 있지 않다. 연합군은 필요한 기간만 있을 것이며 단 하루도 더머무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미국은 이라크를 이라크 국민의 통치에 돌려주기를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이어 1일 예정된 조지 W.부시 대통령의 연설을 의식한 듯 자신의 이라크 방문은 `승리 여정'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부시 대통령이 1일 저녁 한 항모에서 행할 연설을 통해 이라크에서의 주요 전투작전이 종결됐다고 선언, 종전을 천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또 부시 행정부는 이라크에서 빠져나와 도주한 후세인 정권 잔당과 구 관리들의 신병을 미군에 인도할 것을 인접국에 적극적으로 요구하고 있다면서 더 이상 후세인 잔당을 숨겨줄 나라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이날 저녁 연합군이 재가동을 돕고 있는 티그리스 강변의 한발전시설을 방문했으며, 앞서 바그다드 국제공항 격납고에서 미군에 행한 연설에서는 "여러분이 이라크를 해방시키고 독재자를 축출했다"고 치하했다. 한편 럼즈펠드 장관은 바그다드 방문에 이어 1일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을 방문,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과 회담할 예정이라고 현지 미 대사관이 밝혔다. 럼즈펠드 장관이 바그다드를 찾은 것은 1983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당시 그는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미국이 지원했던 이라크와의 긴밀한 관계 구축을 위해 후세인과 비밀회동을 할 목적으로 바그다드를 방문했다. (바그다드 팔루자 AP AFP=연합뉴스)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