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사실상 중국 대륙전체로 확산된 가운데 베이징(北京)시가 28일 환자와 접촉한 약 8천명에이르는 주민의 격리조치를 밝히는 등 중앙.지방정부에 초비상이 걸렸다. 류치(劉淇) 베이징시 서기는 사스 발생이 많았던 런민(人民) 병원과 베이팡자오통다쉐(北方交通大學) 기숙사, 중앙차이징다쉐(中央財經大學) 기숙사, 둥청(東城)구의 공사장 등 5곳과 사스 치료 병원 130여개를 봉쇄했다고 밝혔다. 류치 서기는 또 사스 환자와 접촉이 잦았던 7천672명에 이르는 주민의 외부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사스 환자가 3명으로 발표된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에서도 1천여명이 격리 통제되고 있다고 관영 영자지 차이나 데일리가 보도했다. 중국의 전체 격리통제 주민수는 9천여명을 웃돌고 있는 셈이다. 주무부서인 위생부는 환자의 격리 치료와 의료진 보호를 강화하라고 지시했고,상무부는 충분한 양의 생필품과 소독.예방약품의 확보와 원활한 유통을 당부했다. 또 교육부는 귀가하거나 귀국한 학생들을 위해 학사일정을 조정하고, 당분간 등교하지 말라고 통지했다. 이는 지난 해 11월 광둥(廣東)성에서 처음 발생한 사스가 베이징에 이어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28일 오전 10시 현재 사망 139명, 감염자 3천106명으로 늘어나는 등사스 확산이 좀처럼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지방 정부들의 상황도 마찬가지. 지방 정부들은 사스 예방과 환자 치료를 위한기금을 마련하고, 다른 지역 사람들의 출입시 체온 조사를 통해 사스 감염여부를 철저히 조사키로 했다. ◇ 중앙정부 = 위생부는 전염 지역이 26개 성.시.자치구로 번지자 27일 전국에긴급 통지문을 보내 환자들의 격리 치료와 의료진의 보호를 촉구했다. 병원에서 사스에 감염되는 사례가 많다는 분석 아래 우선 병원부터 철저히 소독하고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라는 주문이다. 상무부는 생필품과 소독.예방 약품의 유통에 차질이 없도록 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사스 우려로 사재기가 일어나 생필품과 의약품 값이 폭등하고 품귀현상이 빚어지자 이를 중단하고 상품을 충분히 공급하라고 일선 유통관련 기관들에 촉구했다. 또 교육부는 일단 귀국한 유학생이나 고향에 돌아간 지방 학생들에게 당분간 학교에 돌아오지 말고 별도 통지를 기다리라고 발표했다. ◇ 베이징 = 류치 베이징시 서기는 사스 실태의 투명도를 높이고 잘못된 소문을불식하기 위해 사스 발생 현황을 지역별로 발표하기로 했다고 밝히면서 격리 장소와주민 수를 발표했다. 의심자까지 합쳐 사스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지역은 대학가가 몰려있는 하이뎬(海淀)구로 무려 588명이나 된다. 격리된 장소는 런민병원 기숙사, 중양차이징다쉐 기숙사, 베이방자오통다쉐 기숙사 3개동, 베이징커지옌수쉐위앤(北京科技硏修學院) 아파트 2동 등이며 둥청(東城)구의 공사장 한 곳도 격리대상에 포함됐다. 이밖에 런민 병원 전체와, 시.구지정 사스 병원 24개소, 종합병원 29개소, 2급이상 병원 74개소도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고 있다. 중국에서 3번째로 큰 런민다쉐(人民大學)도 사실상 폐쇄된 상황이다. 베이징 시는 5월1일 노동절을 앞두고 시내 전역의 공공장소와 주택가에 대해 대대적인 환경정화에 들어갔다. 또 시는 사스와의 전쟁 일선에 있는 의료진의 노고를 치하하고 이들에게 일인당200위앤(약 3만원) 위로금을 전달하기로 했다. ◇ 지방정부 = 동부 저장(浙江)성은 육.해.공 어떤 교통수단이든 이 성에 출입할 때 체온을 재고 건강기록서를 작성하라고 지시했고, 중부의 후베이(湖北)성은 사스환자 치료를 위한 기금을 마련했다. 또 북동부 랴오닝(遼寧)성 안산(鞍山)시도 가난한 사스 환자들을 무료로 치료해주기로 하고 주민들에게 사스 예방 교육을 강화했다. 베이징과 인접한 허베이(河北)성은 의료진의 보호에 역점을 두고 있고, 동부의장쑤(江蘇)성은 필수 의료장비 구입과 의료진 보호를 위해 2억위앤(300억원상당)의기금을 설립했다. 이같은 지방정부의 사스 총력전 속에서 중국의 후난(湖南)성과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 등에서 사스에 대한 `직무태만'으로 16명의 공무원이 해고조치되는 등 공무원의 기강해이에 대한 조치도 강화됐다. 중국 북서쪽 후난성의 성도 장사(長沙)시의 경우 시(市) 질병.예방통제센터장과당 비서 등을 포함해 모두 7명의 당 간부들이 파면조치됐다. 또 네이멍구(內蒙古) 자치구는 사스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데도 무단으로 근무지를 이탈하고 덩커우 문화체육국장과 사법국 부국장 2명 등 9명의 공무원에 대해정직조치를 취했다. ◇ 발생현황 = 중국에서는 27~28일 하루 8명이 숨지고 203명이 추가 환자가 발생, 28일 오전 10시 현재 사스 사망자가 모두 139명으로 증가했으며, 감염자수도 3천106명으로 집계됐다. 위생부는 사스 추가 사망자중 3명은 베이징(北京)시에서 숨져 베이징(北京)의사스 사망자수는 59명으로 증가하고 감염자수도 1천199명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나머지 추가 사망자들을 지역별로 보면 허베이(河北)성이 3명,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와 간쑤(甘肅)성이 각각 1명이다. 또 추가 감염 환자 203명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베이징 96명, 네이멍구 자치구 38명, 산시(山西)성 29명, 톈진(天津)시 21명, 광둥(廣東)성 13명, 허베이성 3명, 허난(河南)성과 간쑤성, 후베이(湖北)성이 각 1명씩이다. 위생부는 사스 의심환자의 경우도 209명 늘어난 2천106명으로 집계됐으며 이 가운데 149명이 베이징에서 발생, 베이징의 사스 의심환자수도 1천275명으로 늘어났다고 덧붙였다. (베이징=연합뉴스) 조성대특파원 sd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