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럼즈펠드 미국 국방장관은 27일 이라크전 종전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걸프지역에 주둔중인 미군을 현재대로 유지할 것임을 시사했다. 전날 중동 순방길에 오른 럼즈펠드 장관은 이날 토미 프랭크스 중부사령관을 대동한 채 첫 방문국인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도착, 셰이크 모하메드 빈 라쉬드 알-마크툼 UAE 국방장관 등과 회담 후 미군은 당분간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럼즈펠드 장관은 이와 관련해 이라크가 제기하는 위협이 종식된 이상 미국은 걸프지역 주둔군을 감축하거나 재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상반된 입장을 밝혔었다. 동행한 프랭크스 중부사령관도 이날 회의에서 미군이 이용중인 UAE내 항구와 공군기지에 대한 축소 가능성은 제기되지 않았으며 그러한 문제들은 더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프랭크스 사령관은 오히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인도적 구호 활동이 계속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걸프지역내 미군이 증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지난해 이라크, 북한과 함께 '악의축'으로 지정한 이란의 존재가 걸프주둔 미군 재편의 또다른 변수가 될 전망이다. 미군은 현재 걸프 지역내 UAE와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카타르, 오만에 배치돼 있으며 이슬람국인 이들 나라에 민감한 문제로 작용하고 있으며 특히 지난 걸프전 이후 아랍권에서 최초로 미군을 주둔시킨 사우디에서는 전면적인 철수나 미군의 대규모 감축이 예상되고 있다. 럼즈펠드 장관은 UAE 방문에 이어 카타르로 이동, 이라크전의 전초 기지가 된 카타르 중부사령부를 방문했으며 안보상의 이유로 순방 일정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이라크 방문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그다드 아부다비 도하 AP.AFP=연합뉴스) k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