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영국 연합군은 이라크에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는대로 이라크에서 떠나야 한다고 셰이크 사바 알 아흐메드 알 사바 쿠웨이트외무장관이 26일 밝혔다. 사바 장관은 이날 홍해 휴양지 샤름 엘-셰이크에서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과 회담 후 "모든 아랍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쿠웨이트도 전체 이라크 국민이 수용할 수 있는 정부가 구성된뒤 외국 군대의 철수를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바 장관은 사담 후세인 정권이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 현실을 감안, 쿠웨이트가 미군 철수를 요구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대답했다. 그랴 그는 더이상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그는 또 쿠웨이트는 "이라크 국민이 자유를 염원한다는 사실을 잘 안다"면서 "우리가 이라크 국민의 해방을 지지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쿠웨이트는 미-영 연합군의 이라크 공격 발진기지였으며 이 때문에 이라크 전쟁에 반대한 다른 아랍국가들로부터 집단 따돌림을 받고 있다. 사바 장관은 특히 쿠웨이트가 "1990년 (이라크에) 점령됐을 때 다른 어떤 아랍국가 보다 큰 고통을 겪었다"면서 "따라서 우리는 이라크 국민을 해방시킬 필요성을알고 있으며 그 역할은 연합군 외에 다른 어느 누구도 가능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쿠웨이트는 다른 아랍국가들이 전쟁 초반 이라크의 쿠웨이트 미사일 공격을 규탄해주지 않은데 대해 실망감을 느끼고 있다. 최근들어 심화되고 있는 쿠웨이트 정부와 아므르 무사 아랍연맹 사무총장간 갈등의 근원도 이같은 감정에서 비롯됐다. 사바 장관은 최근 언론 회견에서 무사 총장을 "월급이나 받는 아랍연맹 직원일뿐"이라고 폄하하는 발언으로 무사 총장의 분노를 유발했다. 10년간 이집트 외무장관을 지낸 무사 총장은 쿠웨이트측의 비판에 대해 `인신 공격'이라고 분개하면서 아랍연맹 사무총장을 사임하겠다고 위협했다. 사바 장관은 그러나 무사 총장과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이집트측의 중재를 구하지는 않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신과 무사 총장간의 불화에 이집트의 중재는 별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사바 장관은 무바라크 대통령과 회담후 다음 방문국인 시리아로 떠났다. (카이로=연합뉴스) 정광훈특파원 bar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