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미 3자회담 결렬여부를 놓고 평가가 엇갈린 가운데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24일 중국이 베이징회담의 승자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 신문은 이날 베이징발 기사에서 중국 정부는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 지역안정논의에 미국과 북한을 불러들이는데 핵심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한국전쟁 당시 100만병력을 파견, 북한을 도와 미국과 싸웠으나 중국은 50년이흐른 지금 북미 두 나라가 동아시아 평화와 안정을 위해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게 함으로써 중국은 또 한 차례 핵심적인 역할을 했으며 전쟁이 아닌 평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타임스는 덧붙였다. 신문은 북미간 직접 회담은 지난 해 10월 북한이 평양을 방문한 제임스 켈리 미국무부 차관보에게 핵개발 사실을 밝힌 이후 처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중국 정부의 북미간 회담 중개와 베이징 유치에 대해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중국문제 전문가 오빌 쉘은 "놀라운 변화다. 과거 국제적 위기가 있을 때마다 중국은 그 문제의 일부였다"고 말하고 "3자회담이 실패로 끝나더라도 중국은 스스로를 그 해법(solution)중 일부로 자리매김한다. 이는 중국에겐 하나의 약진을 의미한다"고 논평했다. LA 타임스는 이와 함께 북한은 미국과의 양자회담과 함께 미국이 불가침, 시급한 경제원조를 종결하지않겠다는 보장을 요구했지만 부시 행정부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핵 시설을 해체하고, 다자간 회담에 합의할 때까지 회담에 응하지않을 것이라고 주장, 북미대치는 미국이 이라크내 군사행동에 나설 때까지도 계속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는 동안 중국은 은밀히 자국의 이해득실과 외교적 선택방안에 대한 계산에착수했다고 신문은 전하면서 일본과 한국을 포함하는 무기경쟁이 촉발돼 한반도 핵화가 이뤄진다면 중국에도 재앙적 결과를 가져온다고 지적, 중국이 발빠르게 대처한배경을 설명했다. 타임스는 또 북한 핵의 외교적 해법을 원하고 있으나 미국이 군사행동에 나서고,특히 북한이 피난인파들이 국경을 넘는 것을 허용할 경우 중국의 경제안정에 해를끼칠 것이며 북한 붕괴는 베이징에는 군사력이 고도로 집중된 지역내 안보적 완충역할을 상실하고 한반도통일에 대한 영향을 행사할 지렛대를 잃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랜 맹방이자 식량ㆍ연료의 최대 지원국 중국은 북한이 협상테이블에 나오도록하는데 최선의 입지를 갖고 있다고 말하면서 베이징은 지난 3월 별도로 고위급 특사를 평양에 파견, 중국이 불합리한 벼량끝 전술(brinksmanship)을 지지할 것으로 기대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그 신호로 북한으로 가는 가스 파이프라인을 잠시끊은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신문에 인용된 폰터레이 국제문제연구소 필립 손더스 연구원은 또 최근 미-중관계에 대해 "중국은 관계개선을 위해 노력해왔다"고 말하고 "9.11테러이후 중국은 대테러전쟁을 양국 관계를 안정시키는 기초로 봤다. 한반도위기도 중국이 동아시아내안정을 유지하는데 매우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준 또 다른 기회를 제공하고있다"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용윤 특파원 yykim@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