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수도 베이징(北京)의 최소한 5개 대학에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확산 우려로 휴교조치가 취해지고, 세계보건기구(WHO) 조사단이 베이징 사스 감염자수가 공식발표보다 최소한 5배 많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오자 베이징의 일반 시민들은 물론 한국 유학생들이 사스 공포에 떨고있다. 교직원 어머니가 사스 감염으로 숨진 베이징대 경제학부를 비롯해 중양차이징다쉐(中央財經大學), 서우두스판다쉐(首都師範大學) 등 3개 대학이 사실상 휴교에 들어간데이어 18일 린예대학(林業大學), 중양민주다쉐(中央民族大學)도 휴교 대열에추가됐다. 또 WHO 조사단은 특히 인민해방군 병원들의 사스 환자 발생 보고체제에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자신들이 조사한 베이징의 9개 병원 조사결과만 봐도 의심자까지 합쳐 최소한 200명의 감염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베이징 시 위생국 발표보다 5배이상 많은 것이다. 중국 당국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17일 현재 전국적인 사스 감염자는 1천445명이며 이중 65명이 사망했고, 베이징의 경우는 37명 감염자에 4명이 숨진 것으로 돼있다. 사스 확산이 중국 정부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경제 성장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되자 중국 지도부는 후진타오(胡錦濤) 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직접 나서사스 은폐를 중지할 것을 보건 당국에 지시하며 사태 수습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 대학 휴교조치가 처해지자 3만6천여명으로 추정되는 베이징의 한국 유학생들은불안에 떨며 귀국을 서두르고 있다. 베이징대학 경제학부의 이동연(李東演)군은 곧 귀국해 사스의 확산 추이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휴교를 하지 않은 학교 학생들은 불안이 더 심하다, 정파다쉐(政法大學)졸업반인 멍아이화(孟愛華)는 위생환경이 좋은 산둥(山東)성의 집으로 돌아가고 싶지만 졸업 준비때문에 그럴 수 없다고 불안에 떨었다. 한편 주중 한국 대사관은 아직 한국 교민중에 사스환자가 없어 다행이지만 만일에 사태에 대비, 매주 수요일 교민 대책회의를 열고 사태를 점검하고 있다. 캐나다 대사관등 일부 대사관은 절반씩 교대로 하루걸러 휴식을 하는 곳도 있다. 한국 상사와 금융계 관계자들은 가급적 여행을 삼가하되 불요불급할 경우, 항공기나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하지 않고 가능한한 자신의 승용차로 출장을 가기도 한다. 한편 후 주석은 전 세계 30개국에서 3천500여명을 감염시키고 최소 167명을 숨지게 한 `사스와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이 전쟁이 장기적이고 힘든 싸움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후 주석은 또 각 정부 부처에 "사스 전염병에 대해 정확하게 보고하고, 인민 대중들에게도 사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라"고 지시, 중국 당국이 사스와의 전쟁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후 주석의 이같은 지시는 사스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면서 중국의 경제성장에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으며, 사스를 은폐했다는 국제적 비난이 비등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베이징=연합뉴스) 조성대 특파원 sd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