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의 바그다드 점령 뒤 대대적인 약탈이 자행되면서 콜레라와 HIV, 소아마비균, 간염균 등 위험한 바이러스들이 질병통제 시설에서 사라졌다고 미국의 abc방송 인터넷판이 17일 보도했다. 이 방송은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 있는 중앙 공중보건 연구소 과학자들은 바그다드 점령 후 약탈이 벌어지는 과정에서 도난당한 바이러스균들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과학자들은 약탈자들이 치명적인 바이러스들로 가득찬 냉장고를 가져갔다고 전하면서 실제로 잃어버린 바이러스들이 어떤 것인지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신원미상의 한 이라크 여성은 "바이러스들은 컨테이너에 담겨져있었다"면서 "컨테이너와 함께 콜레라와 에이즈 바이러스 등도 없어졌다"고 말했다. 미군 소식통들은 소아마비균과 간염균 등이 도난당했을 가능성을 우려했으며, 더욱이 다른 바이러스들도 공식적인 기록들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 이라크 과학자들은 누가 바이러스를 가져갔는지 알 수 없다고 밝히면서 바이러스들이 약탈과정에서 사라졌는지 아니면 바이러스를 잘 알고 있는 누군가가 가져갔는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 연구소 소장은 미군이 약탈을 막지 않고 방치한 데 대해 우려와 함께 분노를 표시하면서 "미국인들은 석유부만 보호할 게 아니라 모든 공중보건 서비스에 대해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이 연구소 밖에는 아랍어로 `가까이 오지 마세요. 매우 위험합니다. 실험실 안에는 바이러스로 가득차 있습니다'라고 쓴 팻말이 걸려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이 방송은 아직까지 바이러스에 의한 질병 발생보고는 없다고 전하면서 도난당한 바이러스가 오용될 경우 잠재적 무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바이러스를 훔쳐간 약탈자라고 보도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우 기자 jo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