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정확한 사스(SARS.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 환자 수를 은폐하고 있다는 의혹 속에 홍콩에서 연일 사스 환자와 사망자가 속출, 그 피해규모가 병의 진원지인 중국과 엇비슷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홍콩에서는 17일 사스에 감염된 환자 4명이 추가로 숨짐으로써 지금까지 확인된사망자는 65명으로 늘어났다. '공식' 집계상 최대 피해국이자 병의 진원지인 인구대국 중국보다 단 1명 적은 수치다. 18일 현재 사스 환자 수는 중국이 1천457명, 홍콩이 1천297명이지만 홍콩의 환자 급증세로 미뤄볼 때 홍콩의 환자 수는 곧 중국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전날 하루 사이 중국에서는 9명의 환자가 늘었을 뿐이지만, 홍콩에서는 무려 29명이 늘었다. 중국은 17일 1명이 추가로 사망했다고만 발표, 사스 확산이 홍콩보다는 덜하다는 인상을 주고 있으나 실제로는 피해의 전모를 외부 세계에 제대로 공개하지 않고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 이와 관련, 세계보건기구(WHO) 전염병 국장인 데이비드 헤이먼 박사는 최근 기구 소속 전문가들이 중국의 군병원 2곳을 방문한 결과, 한 곳에서만 최소 50명의 환자가 발생했다면서 중국 정부의 의도적 축소 가능성을 의심했다. 헤이먼 박사는 "수도 베이징에서만 100-200명 가량이 사스 감염으로 의심된다"고 말하고 현재 보호관찰 대상인 환자는 최대 1천명에 이를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관계 전문가들은 사스가 이미 중국 해안지방에서 내륙지방까지 번진 데다 내달초의 노동절 휴가기간 동안 1억명의 인구가 대이동에 나서게 되면 사스 피해가 더욱확산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중국 보건부 대변인은 그러나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의 사태 처리는 "과학적이고 책임있게 이뤄지고 있다"면서 국제사회의 비난을 사고 있는 집계의 정확성을기하기 위해 나름대로 지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변했다. 한편 중국에 이어 또 다른 인구대국인 인도에서도 처음으로 사스 환자가 확인됐고 호주에서도 3명이 사스 감염자로 의심되고 있다. 반면 미국 보건당국이 집계한 환자 수는 판정기준이 변경됨에 따라 종전 207명에서 35명으로 대폭 축소조정됐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사스의 상륙 초기에는감염자를 철저히 가려내기 위해 폭넓은 판정기준을 적용했으나 원인균이 변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확인되고 테스트 방법도 마련됨에 따라 이같은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18일 현재 WHO와 각국 보건당국이 집계, 발표한 전세계 사스 환자 수는 3천700명, 사망자는 167명에 이른다. 세계 각국 사스 감염 현황 ┌──┬─────┬────┬────┐ │지역│ 국 가 │누적환자│사망자수│ ├──┼─────┼────┼────┤ │ 아 │중국 │ 1,457 │ 66 │ │ │홍콩 │ 1,297 │ 65 │ │ 시 │싱가포르 │ 167 │ 15 │ │ │베트남 │ 63 │ 5 │ │ 아 │말레이시아│ 72 │ 1 │ │ │대만 │ 27 │ 0 │ │ │태국 │ 8 │ 2 │ │ │호주 │ 7 │ 0 │ │ │인도네시아│ 4 │ 0 │ │ │몽고 │ 3 │ 0 │ │ │일본 │ 2 │ 0 │ │ │필리핀 │ 1 │ 0 │ │ │인도 │ 1 │ 0 │ │ │카자흐스탄│ 1 │ 0 │ │ │라오스 │ 1 │ 0 │ ├──┼─────┼────┼────┤ │ 미 │캐나다 │ 303 │ 13 │ │ 주 │미국 │ 199 │ 0 │ │ │멕시코 │ 1 │ 0 │ │ │브라질 │ 1 │ 0 │ ├──┼─────┼────┼────┤ │ │독일 │ 6 │ 0 │ │ 유 │영국 │ 6 │ 0 │ │ │루마니아 │ 1 │ 0 │ │ │스위스 │ 6 │ 0 │ │ 럽 │아일랜드 │ 2 │ 0 │ │ │이탈리아 │ 10 │ 0 │ │ │프랑스 │ 14 │ 0 │ │ │벨기에 │ 1 │ 0 │ │ │스페인 │ 1 │ 0 │ │ │스웨덴 │ 22 │ 0 │ │ │러시아 │ 3 │ 0 │ ├──┼─────┼────┼────┤ │ 중 │이스라엘 │ 1 │ 0 │ │ 동 │쿠웨이트 │ 1 │ 0 │ ├──┼─────┼────┼────┤ │아프│남아공 │ 1 │ 0 │ ├──┼─────┼────┼────┤ │합계│ 33개국 │ 3,700 │ 167 │ └──┴─────┴────┴────┘ (홍콩=연합뉴스) 권영석 특파원 ysk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