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 문화재자문위원들이 미 정부가 바그다드국립박물관의 무차별 약탈을 방치했다고 비난하며 최근 잇따라 사임했다. 마이클 E. 설리번 문화재자문위원장은 지난 14일 제출한 사직서에서 "인류의 소중한 문화재가 소장된 바그다드 국립박물관이 약탈되는 비극을 수수방관한 미 정부에 크게 실망했다"고 사임 이유를 밝혔다. 문화재자문위원은 문화재 및 역사 전문가 11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임기는 3년이다. 설리번 위원장은 "미 대통령과 정부는 문화재 약탈과 파괴를 막기 위해 계획을세워 실행할 `거부할 수 없는' 도덕적 의무를 지고 있다"며 "많은 학자들이 이라크의 박물관과 유적지의 위치를 미리 국무부에 통보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고 개탄했다. 설리번 위원장에 이어 17일 리처드 S. 래니어와 개리 바이컨 등 2명의 자문위원은 "이번 전쟁에서 미 정부는 문화재 파괴에 무감각하고 무신경한 태도를 보였다"고비난하며 사직서를 제출했다. 문화재 약탈과 관련, 이날 클레어 부칸 백악관 대변인은 "이라크인들의 소중한자산을 보호하려고 애썼지만 불행히도 약탈과 파괴가 자행됐다"고 말했다. 그는 "미 정부는 약탈된 문화재를 반환하는 사람에게 보상을 제공하고 있다"며"많은 문화재를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미 연방수사국(FBI)은 이날 "수사관들을 이라크 현지로 급파했다"며 "바그다드 국립박물관 약탈사건을 조사하고 이라크당국의 문화재 회수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워싱턴 AP.AFP=연합뉴스) karl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