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나 요르단 왕비가 16일 토니 블레어 영국총리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국제 구호기구들이 활동을 시작하고 이라크인 부상자들을 해외로 후송할 수 있도록 이라크의 치안을 조속히 확보해 줄 것을 호소했다. 라디나 왕비는 이날 영국 일간 더 타임스에 전달한 서한에서 "단 일초의 시간도허비할 수 없다"면서 중상을 입은 이라크인들을 요르단이나 다른 국가로 후송하기위한 육상 및 항공 통로를 열어줄 것을 촉구했다. 라디나 왕비의 이같은 이례적인 개입은 후세인 정권 몰락 이후 계속되고 있는혼란으로 전기와 수도 공급이 끊기고 의약품이 바닥나는 등 이라크 전역에서 인도주의 위기가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라디나 왕비는 서한에서 요르단에 근거를 두고 활동중인 수만은 국제 구호기구와 단체들이 이라크 부상자들을 치료할 수 있는 효과적이고 신속한 길을 찾기 위해아우성치고 있다면서 "일초, 일각이 급하다고 해도 전혀 과장이 아닐 정도로 상황이시급함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왕비는 이어 "우리의 노력이 더욱더 일치되면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다"면서 "우리가 빨리 움직이면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는 상황에서 이라크인들이 계속해서 고통을 받도록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더 타임스는 라디나 왕비가 "생명의 위협과 교통편 부족, 사회시스템 붕괴로 인한 광범위한 무질서 등으로 구호활동이 불가능하다"는 국제 구호기구 관계자들의 설명에 접한 뒤 이같은 호소문을 쓰게 된 곳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라디나 왕비는 유엔아동기금(UNICEF)의 적극적인 후원자 가운데 한 명이며 각종국제 구호기구들과 긴밀히 접촉하면서 왕성한 인도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 (런던=연합뉴스) 이창섭특파원 lc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