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망자가 150명을 넘어선 가운데 전염병학자들이 해묵은 난제인 '슈퍼 전파자(super spreader)'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고 뉴욕타임스(NYT) 인터넷판이 15일 보도했다. 몇몇 사스 환자들은 각각 30명 이상에게 사스 바이러스를 퍼뜨렸고, 홍콩의 프린스 오브 웨일스 병원에 입원한 20대 공항 직원은 자신을 치료했던 의료진을 포함해 무려 112명에게 사스 바이러스를 옮겼다. 다른 환자들에 비해 바이러스 전파능력이 엄청난 이른바 `슈퍼 전파자'들이다. 일부 의료진은 이와 관련해 약물처리 된 증기를 환자들의 폐 깊숙이 분사하는 분무기를 의심했다. 분무기를 통해 폐 속까지 들어갔던 증기는 환자의 폐를 확장시키고, 호흡시 바이러스와 함께 내뿜어졌을 것으로 의료진은 보고 있다. 사스 집단 감염지인 홍콩 아모이 가든 아파트의 경우 하수가 오염원으로 지목받고 있다. 주민들이 하수로 오염된 인도를 걷다 집에 돌아와 신발을 벗는 과정에서 결국 집단 감염됐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질병 징후가 나타나기 전에 감염을 모르는 상태에서 다른 사람들과 접촉, 대규모 전염을 유발하기도 한다. 일례로 1913년 천연두에 걸린 한 남성이 열차에 탑승, 모두 100여명의 승객들에게 천연두 바이러스를 전파한 사례가 있다. 전염성이 강한 바이러스도 있다. 하버드 공중보건 대학 전염병학자인 메건 무레이 교수는 사람과 동물 사이에서 돌연변이하는 독감 바이러스는 전염성이 강하다고 말했다. 또 유람선에서 발견된 `노워크' 바이러스는 전염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유전적으로 바이러스에 더 취약한 사람들도 있다. 프로드 교수는 유럽계가 아메리칸 인디언보다 결핵에 훨씬 더 저항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노벨의학상 수상자이자 미생물학 전문가인 조스워 레더버그 록펠러 대학명예교수는 슈퍼 전파자에 대한 많은 가설이 있지만 전염병학적 추론에 불과할 뿐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lkw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