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재야 지도자들이참여하는 이라크 과도정부 준비회담이 15일 이라크 남부도시 나시리야에서 열릴 예정인 가운데 이라크내 부족, 종파간 대립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종족.종파간 대립 심화 먼저 쿠르드족 최대 분파인 쿠르드민주당(KDP)은 14일 또 다른 쿠르드족 대표단체인 쿠르드애국동맹(PUK)에 공격의 포문을 열었다. 마수드 바르자니 KDP 당수는 PUK가 미국이 중재한 군사협약을 위반해 이라크군이 붕괴된 틈을 이용, 이라크 북부 유전도시인 키르쿠크에 진입해 약탈과 혼란을 유발했다고 비난했다. 바르자니는 기자들에게 "지금 일어나고 있는 것은 합의사항 위반"이라며 "확실히 대규모 병력을 이끌로 키르쿠크로 진입하지 않는다는 결정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미군 특수부대도 통제할 수 없었던 PUK 민병대의 키르쿠크 진입은 이라크 제2의 유전지역인 키르쿠크를 약탈과 쿠르드족.아랍계.투르크족 등 주요 종족간 긴장을 유발한 `보안 공백' 상태에 빠뜨렸다. 쿠르드족의 독립 움짐에 신경을 곤두세운 터키는 쿠르드족이 키르쿠크에서 철수한다는 약속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키르쿠크에 군대를 파병한다고 위협했다. 바르자니의 비난은 이라크 반체제 단체들이 전후 민주정부 수립을 위해 중요한 진전을 시작하는 등 더없이 민감한 시기에 미국의 주요 동맹중의 하나인 쿠르드족의 내부 갈등 전망을 더욱 고조시켰다. 미국의 초청으로 이라크 국내 및 망명 반체제 인사들이 참여하는 이라크 과도정부 준비모임이 이날 이라크 남부도시 나시리야에서 열릴 예정이지만 최대 시아파 반체제 단체인 이슬람혁명최고평의회(SCIR)는 회의 불참을 선언과 함께 미국이 수립하는 과도정부를 인정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SCIR 고위 지도부인 압둘 아지크 하킴은 14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라크 국민들은 외세가 강요한 과도정부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나시리야 회의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SCIR의 군사조직인 바드르 군단을 이끌고 있는 그는 "우리의 결정사항을 미국에 통보했다"며 앞으로 2주내에 바그다드에서 출범할 예정인 제이 가너 미 예비역 장성이 이끄는 과도정부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못박았다. 그는 "이라크 국민들은 자신들의 과도정부를 원한다. 이라크인 스스로의 과도정부가 아니면 이는 이라크국민들의 주권을 짓밟는 것이며 제국주의로의 회귀"라고 덧붙였다. ▲과도정부 준비회담 15일 이라크 남부도시 나시리야에서는 미국의 초청으로 해외 망명인사와 이라크쿠르드족, 이슬람 수니파.시아파 대표들이 참여, 전후 이라크 과도정부 수립을 위한첫 준비회담이 열린다. 이날 회담에는 이라크 내부 및 해외 망명 인사들로 각각 반반정도 구성되는 100여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또 미 군정 행정처장을 맡을 것으로 보이는 제이 가너 예비역 중장과 회담 중재자로 나설 잘마이 칼리자드 미 백악관 특사는 물론, 이라크전에 병력을 파견한 영국,호주, 폴란드 대표 등도 참석한다. 짐 윌킨슨 미 중부사령부 대변인은 이날 회담은 이라크의 미래를 위해 이라크인들 스스로가 원하는 문제들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며 이날 의제에 대해 "대본이 없는 난상토론"으로 묘사했다. 그러나 많은 이라크인들은 미국이 자신들이 지원하고 있는 이라크민족회의(INC)의 아흐마드 찰라비를 과도정부 수반으로 세우기 위해 이번 회담을 이용하고 있다는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는 가운데 찰라비를 포함해 고위 반체제 지도자들은 불참한채 실무진만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여러 반체제 지도자들은 실무 대표들을 회담에 참석시킬 뜻임을 밝혀왔다. 미국관리들도 이번 회담이 이라크인들에게 제이 가너를 소개하기 위한 실무급 회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회의에 참석하는 인사들조차 제이 가너가 이라크 과도정부를 이끄는 것을 원치않으며 이라크인들의 정부를 압박하기 위해 회담에 참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미국의 많은 동맹국들은 아프가니스탄과 마찬가지로 이라크 과도정부 지도부를 선정하기 위한 국제회의를 지지하고 있지만 미국은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INC 지도부는 곧 바그다드에서 회동할 예정이며, 미군의 훈련을 받은 산하병력들이 이라크내에 배치되기 시작했다고 INC 관계자가 14일 밝혔다. INC의 고위 고문인 자브 세트나는 아흐메드 찰라비와 4명의 다른 고위 지도부가 조만간 바그다드에 입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미 특수군이 INC 산하 `자유이라크전사(FIF)'의 나시리야 인근 캠프에서 약 600명의 FIF 병력들에 대한 훈련을 하고 있으며 이중 일부는 지난주말 이라크남부에서 첫 임무를 수행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 특수군과 FIF 병력이 합동으로 사트라의 한 창고를 급습, 100여기의 탱크 파괴용 미사일 등 다량의 무기를 발견하고 8명의 이라크군 포로를 생포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다른 600여명의 FIF 병력들이 이라크 북부에서 작전을 수행중이며 이라크 남부지기에서 훈련중인 FIF 병력들이 바그다드를 포함해 이라크 주요 도시에 배치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시리야.살라후딘.바그다드.테헤란 AP.AFP=연합뉴스) lkw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