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정부는 지난주말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반전3국회의가 실패했다는 평가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일간지 이스베스티야가 보도했다. 이 신문은 14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측근을 인용해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과 게르하르트 슈뢰더독일총리,푸틴대통령이 함께한 이른바 '평화캠프'는 실패한 것으로 평가되고있으며 이라크전이 끝남과 함께 3개국 모임도 끝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푸틴의 측근으로 불리는 이 러시아정부 고위관계자는 이 보도에서 "'반전3개국'의 관계가 장기간 지속되리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주장하고 "조만간 이라크는 무너질 것이며 러시아는 곧 미국과 정상적인 관계를 시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관계자의 말은 이라크전이 끝난뒤 러시아가 어려운 상황속에서 미국쪽으로 기울어질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하고다. 푸틴은 이번 전쟁을 통해서도 언론이나 정부관리들에 비해 부시대통령과의 관계를 유지하려는 노력을 해 왔다. 그는 전쟁취재를 하고있는 종군기자나 외무 국방장관 등이 친 유럽성향을 보인 것과는 반대로 미국과의 친선입장을 보여 논란거리가 되기도 했다. 최근 이고리 이바노프 외무장관은 미국방부가 러시아로 하여금 구소련의 이라크에 대한 채권 80억달러를 포기하라고 요구해 온데 대해 분노를 터뜨렸고 일간지 코메르상트 비즈니스도 1면에 '미국이 러시아 프랑스 독일에 이라크전 비용을 요구하고있다'는 제목아래 미국의 무례(?)를 질타했다. 그러나 푸틴대통령은 "러시아와 미국과 보다 나은 관계를 위해서는 이라크에 대한 채무 일부를 양보할 수도 있다"고 밝혔고 "미국의 요구는 이해할만한 것으로 러시아는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도 말해 친미성향을 드러냈다. 푸틴은 지난 주말 프랑스 독일과의 정상회담에서 "이라크의 전후복구사업은 유엔주재아래 이루어져야한다는 결론을 맺었다. 그러나 이 회의에서는 어떠한 공식적인 공동성명도 나오지않아 푸틴의 입장을 잘 설명하고있다. 외교관계자들은 푸틴이 이번 평화캠프에 토니 블레어 영국총리를 비밀리에 초청했으나 참석하지 않아 다소 불편한 회의가 됐다는 평가도 내리고있다. (모스크바.AFP=연합뉴스) khk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