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취임한 루시오 구티에레스 에콰도르 대통령을 청부살인업자를 통해 암살하려는 음모가 경찰에 사전 발각돼 위기를 면했다고 현지 언론이 경찰발표를 인용해 11일 보도했다. 에드가르 바카 에콰도르 국가경찰청장은 10일 에콰도르 의회에 출석, 콜롬비아에서 시작돼 에콰도로에 영향을 준 범죄와 폭력 사태에 대해 증언하면서 구티에레스대통령 암살기도 사건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바카 청장은 에콰도르인 2명과 콜롬비아 청부살인업자 9명이 지난 2월15일 콜롬비아 칼리에서 만나 150만 달러에 구티에레스 대통령을 암살한다는 계약에 합의했다는 사실이 에콰도르 경찰과 국제형사기구(인터폴) 요원들의 공조수사 결과 드러났다고 밝혔다. 청부살인 업자들은 총기 구입과 선수금조로 3만7천달러를 받았다고 바카청장은 말했다. 바카 청장은 이 같은 암살음모가 어떻게 드러났는지 그 과정에 대해서는 밝히지않으면서 경찰이 살인청부업자 용의자를 계속해 추적하고 있다고만 말했다. 바카 청장의 당초 의회 증언에서는 대통령 암살계획이 사전에 드러나 완전히 와해된 것으로 받아들여졌으나, 이후 언론회견에서 그는 구티에레스 대통령의 생명을노리는 위협이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바카 청장은 경찰이 암살기도 용의자들을 체포할 수 있었다면 "우리는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 청부살인 음모 소식이 알려지면서 에콰도르 정가에서는 놀라움을 금치못하는 분위기와 함께 일부에서는 "사실과 다를 것"이라는 회의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2000년 1월 부패 정권을 축출하는 쿠데타를 주도했던 육군 대령 출신의 구티에레스 대통령은 좌파와 빈민층의 절대적인 지지를 통해 대권에서 승리했다. 구티에레스 대통령은 취임 직후 자신의 첫 행동이 경제에 책임이 있는 전직 부통령 출신 구스타보 노보아 후보측 관리들의 출국을 금지하는 법령 발의가 될 것이라며 부패와의전쟁을 공언하고 나섰다. 구티에레스 대통령은 또 사법부 등 당국의 탈정치화, 국회의원 수의 감축, 해외도피 부패 은행가의 송환 등 에콰도르 미래를 결정할 핵심 문제에 대해 "범 국가적대화"를 통해 추진할 것임을 선언하기도 했다. 1천200만 에콰도르 인구의 약 40%를차지하는 원주민과의 돈독한 유대 관계의 징표로써 정부 요직에 원주민 출신 인사 2명을 기용한 것도 특기할 만한 사항으로 언론에 소개되기도 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김영섭 특파원 kimy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