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건물더미에서 후세인의 시신을 찾아라"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생사 여부가 여전히 오리무중인 가운데 바그다드에 진주한 미군에 내려진 특명이다. 미 국방부와 정보기관 고위 관리들은 후세인 대통령이 지난 7일 미군의 폭격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미 유일의 전국지 유에스에이(USA) 투데이 인터넷판이 11일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미 국방부의 고위 정보관리는 "후세인의 행방이 오리무중이라는 것이 국방부의 공식 견해이지만 국방부 고위 관리들은 후세인의 시신이 (미군의 폭격으로 무너진) 건물더미속에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가안보위원회(NSC)의 고위 관리는 폭격 이후 눈에 띄는 이라크 지도부의 움직임이 없었다는 점을 들어 후세인이 숨진 것으로 추정했다. 또 다른 국방부 정보관리도 "이라크 지도부간 통신이 돌연 중단된 것도 후세인과 그의 아들들이 피격 현장에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행정부 관리들도 현재 시제를 사용해 `후세인 이후 이라크'를 공공연하게 말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7일 미군이 2천파운드(900㎏)짜리 고성능 폭탄을 투하한 바그다드 알-만수르 지구의 피폭 현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 특수부대가 피폭 현장에 파견됐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지만 현장에 있는 기자들에게 목격되지는 않았다. 건물 더미를 파내려가 시신을 찾아낸뒤 신원 확인 작업을 벌이는 데는 수일 또는 수주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후세인 사망설 다음으로 유력한 시나리오는 후세인이 자신의 고향이자 권력기반이 있는 티크리트로 도주했다는 설이다. 수도 바그다드에서 북쪽으로 100마일(160km) 떨어진 티크리트는 바그다드에서 퇴각한 후세인 정권의 최고 지도부가 미군에 맞서 최후의 일전을 벌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시리아 도주설도 제기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증거가 없을 뿐 아니라 미군이 이라크와 시리아간 주요 국경도시인 카임을 굳게 에워싸고 있다. 후세인 생사 여부를 둘러싸고 온갖 추측들이 난무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후세인의 숨바꼭질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황윤정기자 yunzh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