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걸프전쟁과 2003년 이라크전쟁의 차이는 무엇일까. 우선 전쟁양상부터 달랐다. 걸프전 때는 다국적군이 개전후 38일간 공중 폭격을 퍼부운 뒤 39일만에 지상군을 투입,승부를 지었다. 그러나 이번 전쟁에선 '충격과 공포'의 대규모 공습작전과 함께 지상군을 투입,전면 공세전략을 채택했다. 그 결과 이라크전은 개전 초 장기전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미·영 연합군이 걸프전(43일)기간의 절반도 안되는 21일만에 전쟁을 끝냈다. 자연히 인명피해도 적었다. 걸프전 때는 미군 사상자가 8백49명에 달했으나 이번에는 1백명 남짓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라크전은 초단기에 끝나 걸프전과 달리 국제금융 및 원자재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작았다. 유가의 경우 걸프전 때는 서부텍사스중질유(WTI) 기준으로 배럴당 32달러에서 19달러까지 떨어졌다. 40% 정도 폭락한 것이다. 그러나 이라크전쟁은 개전유가와 종전유가 수준이 배럴당 29달러선으로 비슷하다. 특히 세계증시의 바로미터격인 뉴욕증시는 취약한 세계경제 펀더멘털을 반영,개전 때에 비해 오히려 약보합 수준에 머물러 있다. 전쟁이 단기간(1개월)에 끝나면 세계경제에 호재가 되리라는 이코노미스트의 '종전랠리' 기대가 불발에 그친 셈이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