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라크전 승세를 발판으로 이라크에 자유민주국가를 수립하는 동시에 인접 아랍권에 민주체제를 확산, 친미 아랍권을 확대하는 등중동질서 재편 추진 움직임을 보여 온 가운데, 사담 후세인정권의 몰락이 '민주 도미노' 이론의 첫 사례로 인식하는 분석이 일각에서 제기돼 파문이 예상된다. 미군 전략가들은 후세인 정권의 퇴진으로 이라크에 민주주의가 정착하고 사회발전과 테러 근절, 미국의 이익과 이스라엘 안보의 확대 등으로 중동에 새로운 민주주의를 열어 주는 문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반면 미국이 이라크전쟁에 이어 또 다시 중동의 특정국가에 미국적 가치를 뿌리내리려고 시도한다면 대외 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경고도 만만치 않게 제기되고 있다. 백악관과 가까운 보수파 인사들에게 환영받는 '민주 도미노'이론은 시리아와 이란, 사우디 아라비아 등 이라크 주변국가들의 정권을 민주적으로 교체하는 것으로폴 월포위츠 국방부 부장관과 존 볼튼 국무부 군축및 국제안보 담당 차관 등이 '민주 도미노' 이론의 선봉에 서 있다. 이들 인사는 물론 어느 누구도 '무력 사용'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워싱턴의야망은 바그다드에서 멈추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해왔다. 월포위츠 부장관은 "시리아를 비롯한 다수 국가들은 이라크 전쟁의 메시지를 얻음으로써 대량살상무기 획득이나 국가정책상 테러를 선택하려는 유혹 등에 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바 있다.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도 아랍 일간 알 하야트와의 회견에서 "정부내 누구도 이란이나 시리아 등에 대한 침략문제를 언급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으나 "미국은 이들 국가들이 정책을 수정해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파월 장관은 지난해 중동지역의 사회및 정치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도록 2천500만달러를 투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의 전통적 우방이었던 사우디는 9.11 테러 사태 및 이라크 전쟁 등과 관련해 보여 온 양국간 갈등으로 미국과의 관계가 꼬여 있는 상황이다. 미국은 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간 분쟁 해결을 위해 온건 실용주의자인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 사무총장(67)이 자치정부 초대 총리직으로 재직, 야세르 아라파트 수반의 권력을 견제하는 상황을 이용해 이스라엘에게 팔레스타인측 평화안을 수락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은 후세인 정권의 몰락이 팔레스타인 문제 해결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해줄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워싱턴 AFP=연합뉴스) duckhw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