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1년 미국에 대한 '9.11테러' 주범으로 알려진, 테러 조직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이 이라크전 개시후 침묵으로 일관하고있어 그의 행방에 대한 의문들이 제기되고 있다. 그는 사담 후세인이 제거된 후 때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일까. 고위 보좌관이 체포된 후 외부와의 왕래가 중단된 것일까. 혹은 단순히 죽은 것일까. 빈 라덴은 이라크전 개시전에 이라크의 아랍 민족주의 체제에 대한 뿌리 깊은 증오에도 불구하고 이슬람 전사들이 이라크내에서 미군과의 싸움에 동참할 것을 여러 차례 촉구했다. 라덴은 2월16일 인터넷을 통해 오디오 테이프로 한 연설에서 "우리는 미국인들을 패배시킬 수단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고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금세기의 파라오"라고 비난했다. 그는 "우리는 이라크든, 예멘이든 사회주의자들을 배교자로 믿고 있지만, 이슬람교도들의 이익이 십자군들과 전쟁을 벌이는 (이라크) 사회주의자들의 이익과 부합한다는 것은 잘못이 없다"고 말했다고 아랍계 알-자지라 방송이 2월11일 보도했었다. 미 국무부는 방송들을 통해 볼 때 사담 후세인과 라덴간에 공모의 증거들이 있다고 말했으나 이라크측은 격렬한 반응을 보이며 부인했다. 알제리 태생의 프랑스 분석가 하스니 아비디는 빈 라덴이 지난 3월1일 보좌관인알-카에다의 3인자 칼리드 세이크 모하메드가 체포된 후 대중적인 메시지를 더 이상전달할 수 없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빈 라덴의 행방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는 모하메드의 체포후 올가미가 더 단단하게 조여졌으며, 라덴은 이에 따라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상실해 버렸다"고 아비디는 말했다. 아비디는 "이라크전이 이라크 국민과 점령군간의 전쟁이라고 라덴이 설명한다면 라덴의 연설은 크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파리아랍국가전망대'의 책임자인, 레바논 출신 프랑스 분석가 안토인 바스보우스는 "라덴이 그의 측근들과 접촉을 상실했을까" "때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일까"는 등 의문을 제기했다. 바스보우스는 "라덴은 (이라크의) 민족주의 체제가 실패하고 '움마'(세계이슬람집단)가 수립되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 사담이 몰락하기를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분석가 가산 차르벨은 런던에서 발간되는 아랍어 신문 알-하야트에 기고한 글에서 "사담이 (아랍세계에서) 라덴의 유일한 경쟁자이다. 사담은 수개월간 TV 화면들에 등장해왔다"고 말했다. 차르벨은 "라덴은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지 동굴속에서 모니터하고 있음에 틀림없다. 9.11테러가 아니었다면 미군이 이라크를 공격하지 않았을 것이기때문에 라덴이 무관심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아마 라덴의 측근들은 미군 후방이나 기지 또는 항공모함들에 대한 대규모 공격들을 준비하고 있을지 모른다.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바스보우스는 말했다. 런던의 이슬람교도 알-세리도 이같은 가능성에 동의하고 있다. 이집트가 신병인도를 요구하고 있는 알-세리는 "라덴이 말보다 훨씬 강력한 무엇인가를 준비하고 있을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카이로 AFP=연합뉴스)지 sm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