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망자 수가 100명을 넘어선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보건당국은 7일 사스가 진정추세로 접어들고 있다고 밝혔다. 사스의 진원지로 알려진 중국 광둥성에서 역학조사 활동을 벌인 WHO 조사단은 사스의 근절은 요원하지만 현지에서는 병의 감염속도가 느려지고 있다고 말했다. 로버트 브레이만 조사단장은 "사스 발병률이 조금씩 둔화되고 있는 추세로 보인다"면서 "광둥지역이 사스가 발병하는데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문제점은 상존하지만 지난 2월 절정기 때보다는 발병 빈도가 낮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아직 사스가 자연 소멸되거나 전염력이 점점 줄어들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보건당국도 사스 감염자 수가 진정 추세를 보인다는 점을 들어 이 질병의 억제 가능성에 대한 희망감을 피력했다. 제리 하우어 보건복지부 차관보는 "이 질병의 확산세를 진정시키기 시작했다고 생각한다"면서 "매일 커다란 진전이 이뤄질 것으로는 보지 않지만 급속한 확산이 진정된 것은 전염 속도가 다소 낮아졌음을 보여주는 신호이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우어 차관보는 이어 "승리를 선언하기는 아직 이르다"면서 "우리가 2막극중 제1막을 끝마친 것인지, 아니면 이제 갓 3막에 들어간 것인지는 모르겠다"고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그는 중국이 사스의 온상으로 부각됨에 따라 병의 진행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중국 현지에 보건관리들을 파견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라면서 이들을 통해 사스 감염 여부를 확실히 진단할 수 있는 시약 배포작업을 1주일내에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말했다. 한편 데이비드 헤이먼 WHO 전염병 담당 국장은 이날 미 상원 보건위 청문회에서 가진 증언에서 "사스 감염자가 기침이나 재채기를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것만 막는다면 사스는 그다지 치명적이거나 전염성이 강한 질병이 아니다"라고 지적하고 "치사율 4%는 높은 비율이 아니다"고 말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ju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