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미국은 7일 모스크바에서 고위당국자 회담을 잇따라 열고 이라크전 이후 소원해진 양국 관계 복원 방안 등 주요현안을 조율했다. 이고리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백악관 안보보좌관은이날 오전(현지시간) 모스크바 시내 러시아 외무부에서 만나 국내외 주요 현안을 논의했다고 외무부가 밝혔다. 이바노프 장관과 라이스 보좌관간 논의의 초점은 이라크전을 둘러싼 이견으로악화된 러-미 관계 회복 방안과 전후 이라크 재건 사업 협력 문제 등에 맞춰진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또 지난 6일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외곽에서 발생한 미군과 이라크군에 의한 러시아 외교관 및 취재진 철수 차량 공격 사건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고관리들이 전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그러나 두 사람간 회담 뒤 특별한 논평이나 설명을 내지 않았으며, 라이스 보좌관도 외무부를 나서며 미소를 머금은 채 "매우 좋은 회담이었다"고만 언급했다. 라이스 보좌관은 이날 오후 세르게이 이바노프 국방장관과 블라디미르 루샤일로안보회의 서기, 알렉산드르 볼로쉰 크렘린 행정실장 등과도 회담한 뒤 다음 목적지인 아이슬란드로 떠난다. 라이스 보좌관의 이번 모스크바 방문은 이라크전을 둘러싼 의견 차이로 냉랭해진 러-미 관계를 되돌리기 위한 러시아 지도부의 화해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뤄져 주목된다. 미국 주도의 이라크 공격을 `중대한 정치적 실수'로 몰아붙이며 강한 전쟁 반대입장을 고수했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지난 2,3일 잇따라 미국의 이라크전 패배를 원치 않으며, 기존의 러-미 우호 관계도 지속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지난 5일에는 의회에 계류중인 `러-미 전략무기 감축협정'의 조속한 비준을 촉구한 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갖는 등 유화제스처를 쓰고 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이봉준 특파원 joon@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