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영 연합군과 이라크 정규군의 바그다드 시가전이 초읽기에 돌입했다. 미 제3보병사단 제2여단은 5,6일 이틀간 바그다드시내를 기습 공격해 바그다드가 연합군의 포위망안에 있음을 과시했다. 뉴욕타임스는 전격적인 기습작전은 미군이 바그다드 관문에 다다랐으며,곧 바그다드 공세가 시작될 것임을 예고하는 계산된 '심리전'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공격이 바그다드 점령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이라크군 전력을 탐색하고 이라크정권과 시민들을 동요시켜 이라크 내부붕괴를 유도하기 위한 전술이라는 분석이다. 당초 서방언론과 군사전문가들은 미 최강 하이테크 전투부대 제4보병사단이 전선에 도착하는 4월 중순부터 바그다드 대공세가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중부사령부 대변인인 빅터 리뉴어트 소장은 5일 "제3보병사단 예하 2기갑여단이 바그다드 남부 외곽 주둔 지역에서 힐라로(路)를 따라 북부로 이동해 바그다드 시내로 진격,티그리스강 유역까지 접근한 뒤 서쪽으로 방향을 돌려 사담국제공항으로 돌아갔다"고 밝혔다. 리뉴어트 소장은 "이번 공격은 주요 목표물을 점령하기 위한 것은 아니었으며 연합군은 언제든지 바그다드시내로 진격할 수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작전이었다"며 일종의 '심리전'임을 내비쳤다. 미 폭스뉴스는 종군기자의 말을 인용,"시내 진격 초기에는 이라크군의 저항이 없었지만 4,5㎞ 가량 진입하자 사담 페다인 민병대와 공화국 수비대의 공격을 받았으며 화기로 무장한 트럭들로부터도 공격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라크군은 사담 국제공항에서 벌어진 교전에서 미군 3백명을 사살했다고 모하메드 사이드 알 사하프 이라크 공보장관이 5일 밝혔다. 사하프 장관은 사담공항의 연합군을 몰아내고 재장악했다고 주장했으나 미군 중부사령부는 이를 부인했다. 이라크군은 또 바그다드시내 주요 도로에 탱크와 야포를 배치하고,사담 페다인 등 민병대들을 배치해 본격적인 시가전 준비에 나섰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사담 후세인 대통령은 이날 알 사하프 공보장관을 통해 대독한 성명에서 "바그다드로 진격하는 연합군에 맞서 적들과 정면으로 대결해 물리치라"고 독려했다. .연합군의 바그다드 진격과 사담공항 장악과정에서 이라크 공화국수비대가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 중부사령부 빈센트 브룩스 준장은 5일 "공화국수비대의 핵심인 메디나와 바그다드 사단이 바그다드 방어를 위해 남하했으나 연합군의 집중 공격을 받아 궤멸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다수 군사전문가들은 "연합군이 지금까지 발표한 항복 또는 전사한 공화국수비대 병사는 수천명으로 6만∼7만명에 달하는 공화국수비대의 10%에 불과하다"며 대부분 병력은 시내에 남아 시가전을 준비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군이 공화국수비대 규모를 애당초 과장했을지도 모른다는 주장도 있다. 실제로 이라크군은 지난 걸프전에 비해 전력이 절반 이하로 줄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반적 견해다. 최인한·권순철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