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장갑차부대가 바그다드 일부 지역을 휩쓸고 지나간 5일 도심내 대부분의 상점들은 낮에도 셔터를 내렸고,시내 식료품시장과 가축시장에는 인적이 끊겼다. 전시에도 불구,낮에는 나름대로 활기를 띠었던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였다. 그러나 도시외곽에서는 이부자리와 양식꾸러미를 가득 실은 온갖 종류의 차량이 섭씨 41도의 폭염속에서 어디론가 가고 있었다고 AP AFP CNN 등 세계 주요 언론들은 전했다. 밤이 되자 바그다드는 포탄섬광과 아파트 창틈으로 새나오는 희미한 불빛만 비치는 유령의 도시로 변모했다. 어둠이 깔린 후 이라크군과 탱크 포 등이 도심 간선도로를 차단한 채 포진했고,검은 옷을 입은 페다인 민병대원들은 참호안에서 기관총을 겨누기 시작했다. 땅거미가 지기 전 바그다드 남쪽 진입로 주변에는 대공포와 박격포들이 줄지어 배치됐다. 그러나 미군이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간선도로와는 멀리 떨어진 곳이었다. 바그다드 서부지역에서는 탱크와 민병대,병원을 가득 채운 부상자들로 전쟁 분위기가 짙게 감돌았으나 동부지역은 쥐죽은 듯 조용했다고 AP는 보도했다. CNN은 바그다드 주민들의 탈출이 본격화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CNN의 종군기자 월터 로저스는 "바그다드를 빠져나가는 군부대와 이라크군 트럭들의 모습이 많이 목격되고 있다"며 "이라크 서부 요르단과 북서부 시리아로 향하는 민간인들의 피란 차량 행렬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