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군 병사들이 5일 이라크 남부 바스라 인근에서 이라크인들의 것으로 보이는 유해 수백 구를 발견했다고 영국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BBC는 바스라 남서부 20㎞ 지점의 버려진 이라크군 기지에서 두개골들과, 다발로 묶인 뼈들이 무더기로 플라스틱 백과 뚜껑을 닫지 않은 관 속에 방치된 채 발견됐다고 전했다. 일간 인디펜던트는 이 유해들이 얼마나 오래된 것인지 알려지지 않았으나 사담후세인 정권 아래서 이뤄진 잔학행위의 증거일 가능성에 대해 법의학자들이 조사를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관들은 `임시 시신 안치소'로 보이는 이 창고의 깊숙한 곳에 5개씩 쌓여 있었으며 이웃한 건물에서는 명백히 감옥으로 보이는 방들과 대부분 머리에 총상을 입고숨진 것으로 보이는 사람들의 시신을 찍은 흑백사진 목록이 발견됐다. 총상을 입지 않은 시신들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얼굴이 심하게 불탔거나 부어 있는 등 형체를 알아 볼 수 없을 정도로 심한 손상을 입고 있었다고 인디펜던트는 전했다. 창고에 놓인 관과 플라스틱 백 하나씩에는 아랍어로 쓰인 신분증들이 담겨 있었으며 나머지 관과 플라스틱 백들 속에는 군화 밑창과 군용 멜빵이 유해들과 함께 섞여 있었다는 것이 현장을 발견한 영국 병사들의 증언이다. 두개골들은 대부분 이빨이 없어졌거나 부러져 있었고 뼈는 군복으로 만든 끈 등으로 다발로 묶여 있었다. `임시 시신 안치소'를 발견한 영국 기병기갑사단 제3 연대 소속인 잭 켐프 대위는 전날 밤 이라크군 기지를 접수한 후 이날 새벽 순찰을 벌이다 200개 이상의 관과,유해가 담긴 훨씬 더 많은 분량의 플라스틱 백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켐프 대위는 "유해는 모두 상당히 오래된 것들"이라면서 "최근에 생긴 분쟁이아니라 꽤 먼 과거에 발생한 분쟁의 흔적들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런던=연합뉴스) 이창섭특파원 lc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