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이 3일 사스(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의 상륙을 원천 봉쇄하기 위해 전례 없는 초강경 대책들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특히 세계보건기구(WHO)가 사스 확산의 진원지인 중국 광둥성(廣東省)과 홍콩 여행을 자제할 것을 촉구하고 나서면서 각국의 대비책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미국, 영국, 프랑스, 캐나다, 스위스, 벨기에, 뉴질랜드, 말레이시아 등 대부분의 국가들은 이날 주민들에게 광둥성과 홍콩 여행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수다랏 케유라판 태국 보건부 장관은 사스 전염 국가에서 입국하는 모든 여행자들에 대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며 위반할 경우 징역 6개월형에 처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들 입국객에 대해 2주일간 바깥 출입을 금지하도록 하는 한편 사스 감염 징후가 있는 입국객들에 대해서는 아예 공항에서 입국을 거부하기로 했다. 수다랏 장관은 특히 "태국 보건부는 사스가 발생한 국가에서 입국하는 여행자들에 대해 입국 자체를 거부하는 문제도 현재 외무부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국무부는 중국 광둥성과 홍콩 주재 공관들에 근무하는 필수 요원을 제외한 나머지 외교관과 외교관 가족들에 대해 본국 철수를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심지어 우크라이나 야당 의원들은 홍콩 방문길에 오른 레오니드 쿠츠마 대통령에 대해 귀국시 의료 검진은 물론 격리조치까지 받아야 한다고 요구하고 나섰다. 뉴질랜드는 사스가 상륙하는 것을 우려해 원주민인 마오리족에게 뉴질랜드를 방문한 중국 대표단과 코를 비비는 마오리족 전통 인사를 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말레이시아는 사스 감염 국가에서 입국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에 대한 고용 금지령을 내렸으며 인도네시아는 검역직원들에게 환자 격리 특권을 부여했다. 스위스 정부는 홍콩과 중국, 싱가포르의 귀금속 업체 관계자 2천500여명에 대해 3일 개막하는 `2002년 세계 시계보석 박람회' 참가를 불허하기로 결정했다. 사스가 확산되고 있는 싱가포르는 창이국제공항에 간호사들을 대거 파견해 입국객들을 일일이 점검하고 있으며 방글라데시도 공항에 긴급 통제실을 설립했다. 이밖에 이탈리아 호텔들은 중국인들의 예약 요청을 거부하고 있으며 인도 정부는 격리 병원을 지정하고 공항 당국에 입국객들을 철저하게 조사할 것을 지시했다. (홍콩=연합뉴스) 권영석 특파원= ysk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