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공립병원들이 연일 쏟아져 들어오는 `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SARS)' 환자들로 수용 능력이 한계점에 도달하고 있다. 특히 사전 예방대책에도 불구하고 유나이티드(聯合)병원 의료진 10여명이 추가로 SARS에 감염돼 프린스 오브 웨일스 병원에 이어 의료진 집단 감염 사건이 재연되고 있다. 홍콩 정부는 이에 따라 공립병원 응급실 가동을 다시 전면 중단하는 한편 일반환자들의 공립병원 진찰을 금지하고 환자 문병도 하루 2시간으로 제한했다. 코윙만(高永文) 홍콩 의원관리국 행정총재 서리는 3일 "유나이티드병원 의료진10여명이 추가로 비정형 폐렴에 집단 감염된 것으로 어제 밤 확인됐다"고 말했다. 공립병원인 유나이티드병원에는 최근 아파트 단지 아모이가든(淘大花園)에서 SARS에 집단 감염된 환자 130여명이 무더기로 입원하며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그는 또 "SARS 환자들을 치료할 수 있는 병원들의 처리 능력이 이제 한계점에도달했다"면서 "그러나 SARS 환자 확산은 진정될 기미가 없다"고 털어놨다. 코윙만 행정총재 서리는 "따라서 정부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이번 질병과 전투를 벌이기 위해 홍콩의 모든 의료 인력들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유나이티드병원은 "아모이가든 SARS 환자들과 응급실 긴급 환자들의치료는 물론 기존 입원 환자 130명까지 돌보느라 정신이 없다"고 말했다. 이 병원 의료진은 "수술용 마스크가 매일 동이 나고 있으며 약품 공급도 부족하다"면서 "우리도 몸과 마음이 피곤해 죽겠으니 제발 좀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홍콩=연합뉴스) 권영석 특파원 ysk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