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전쟁은 아랍인들에게 새로운 지하드(성전)로 부각되고 있으며 아랍권은 물론 세계 각국의 이슬람교도들이 자발적으로 참전길에 오르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2일 보도했다. 타임스는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는 이라크측이 제공한 버스나 택시를 타고 이라크로 들어가려는 이슬람 교도들이 매일 수백명씩 모여들고 있다면서 "종교적 열정과 아랍 민족주의, 이라크의 민간인 살상에 대한 분노"가 이들을 이끌고 있다고 전했다. 이라크는 이슬람권에 이러한 자원 참전을 강력히 호소해 왔다. 타하 야신 라마단 이라크 부통령은 1일 기자회견에서 자원 참전자가 6천명을 넘어섰고 이 가운데 절반 가량은 자살폭탄 공격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것이 바로 우리가 아랍 인민에게 바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도 각료에게 대독시킨 메시지를 통해 "어떠한 이슬람 국가라도 공격을 받았을 때 지하드에 나서는 일은 이슬람교도의 의무이며 이를 위해 죽은 사람들에게는 천국이 보장돼 있다"고 자원 참전을 호소했다. 전직 시리아 외교관 하이탐 카일라니 씨는 "이라크는 이 전쟁을 법(汎)아랍 전쟁, 나아가 범 이슬람 전쟁으로 만들기 위해 자원 참전자들을 찾고 있다"고 풀이했다. 이라크행에 나서는 아랍인들의 동기는 한 세대 전 아프가니스탄의 대(對)소련 항전 참전자들과 동기 면에서 비슷하지만 종교 뿐만 아니라 언어, 인종, 문화를 공유하는 이라크에 대한 동질감은 훨씬 강하다. 그러나 귀국해 반체제 세력화한 아프간 참전자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아랍국가들은 대부분 이번에는 자국민의 이라크행을 막고 있다. 이라크로 향하는 주된 통로 역할을 하는 시리아도 공식적으로는 자원 참전자들의 이라크행을 제지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시리아는 여행자가 어떤 아랍국의 여권을 소지하고 있더라도 별다른 질문조차 하지 않고 국경을 통과시키는 전통을 유지하고 있다. 시리아 외무부의 관계자는 "우리는 이라크와 긴 국경을 맞대고 있다"면서 "1m 간격으로 경찰관을 국경에 배치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라크전이 지하드에 해당하는 지에 대해 이슬람 교계의 입장은 엇갈린다. 가장 권위있는 이슬람 교육기관인 알 아자르는 이집트 카이로에서 발표한 포고를 통해 "비폭력 투쟁으로서" 지하드를 호소했다. 시리아의 이슬람 최고 권위자인 셰이크 아마드 카프타로는 자폭공격을 촉구했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정부 통제하의 이슬람교계가 신도들의 이라크행 자제를 위한 TV 홍보 활동을 벌였다. 그러나 많은 자원자들은 "미국이 매일 민간인들을 죽이면서 이라크에 민주주의를 가져오고 있다고 말하는 데 격분해 이라크로 간다"고 말한다. 지난주에는 자원참전자들을 싣고 가던 버스가 이라크 내에서 미군 헬기의 공격을 받아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자원자들의 발걸음을 막지는 못하고 있다. 말없이 집을 나와 다마스쿠스에서 공중전화로 가족에게 지하드 참전을 통보한 리비아인 아딜 오마르 아부 시나프씨는 뉴욕 타임스 기자에게 "모든 이교도들이 이라크를 떠날 때까지 그곳에 머무르겠다"고 밝혔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