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e Economist 본사 독점전재 ] 많은 아시아인들이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이라는 "괴질"로 고통받고 있다. 괴질은 여행객들을 통해 서구지역으로도 확산돼,전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지난 2월말 중국 광조우의 한 관리는 "죽음을 유발할 수 있는 새로운 전염병 확산이 끝이 났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주일후 이웃나라 베트남과 홍콩에서 괴질환자가 집단으로 발생했으며,즉시 아시아 전 지역으로 퍼져 나갔다.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나아가 아시아 지역 경제에도 큰 타격을 주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관계자는 즉시 중국을 괴질의 발병지로 지목했다. 중국남부지역의 경우 많은 사람들이 농장의 동물들과 잦은 접촉을 해 전염병 발병 가능성이 매우 높은 편이다. 여기에 건강문제를 밝히길 꺼리는 중국인 특유의 관습까지 겹쳐 괴질이 급속도로 확산되는데 기여했을 것이다. 중국정부는 3월 중순에 이르러서야 WHO 전문가들에 도움을 요청했다. 현재 아시아 각국의 보건 당국은 낡은 검역관련 법규를 정비하고 학교를 폐쇄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 대만은 괴질전염자 5백명을 격리조치했다. 홍콩의 경우 괴질 전염자들에 대한 이동제한 조치를 내리고,이를 어길 경우 6백달러의 벌금과 6개월 징역형에 처하기로 했다. 괴질에 대한 공포감에 따른 이같은 조치들은 아시아 지역 경제에는 상당한 악재로 작용하고있다. 지난달 31일 아시아 각국 증시는 일제히 급락했다. 이라크전 장기화 전망과 괴질에 대한 우려 때문이었다. 주가하락은 괴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항공 호텔 산업에서 소매 및 여타 운송산업 등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경제학자들은 괴질이 올해 홍콩과 싱가포르 등의 경제성장도 둔화시킬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캐나다 미국 등지에서도 괴질로 의심되는 증세를 보이는 사람들이 생겨나면서 공항통제가 강화되고 있다. 많은 나라들은 또 자국민들에게 아시아 지역으로의 여행을 자제하라고 당부하고 있다. 세계 각국의 이같은 조치들은 아시아 지역의 산업 전반에 큰 타격을 줄 것이다. 세계 아이스하키 연맹이 이달말 베이징에서 열 예정이던 여자선수권 대회가 취소된게 그 사례다. 전세계 항공산업의 불황에도 불구하고 지난 몇 년간 성장을 거듭했던 아시아 지역 항공사들은 이번 괴질 파문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차이나에어라인 타이에어웨이 케세이퍼시픽항공 드래곤에어 등은 운항 노선을 당분간 중단하거나 감축했다. 대만도 중국노선을 임시중단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중국지역에 제조 공장을 두고 있는 많은 기업들에 큰 타격을 줄수 있다. 몇몇 산업들은 보다 직접적인 피해를 입고 있다. 중국에 석유화학 공장을 건설중에 있는 CTCI의 경우,대만 타이페이에 있는 이 회사 직원 네명이 괴질에 걸렸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가가 급격히 떨어졌다. 현재 괴질 문제를 조사하고 있는 세계보건 당국자들은 중국정부의 초기 대응에 분노를 표시하고 있다. 이들은 중국정부가 보다 빨리 사실을 알리고 조치를 취했더라면 사태가 이토록 확산되는 것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중국 책임론이 대두되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중국 정부는 당초 괴질을 자체적으로 해결하려 했다. 그러나 불행히도 이같은 계획은 실패했다. 그로 인해 세계는 너무나 많은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이다. 정리=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 -------------------------------------------------------------- 이 글은 이코노미스트지 인터넷판에 4월1일 실린 "Terrifying for Asia,worrying for the world"를 정리한 것입니다.